토요타 가주 레이싱(TOYOTA GAZOO Racing, TGR)이 1월 7일, 브랜드 명칭을 ‘가주 레이싱’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모터스포츠를 통한 더 좋은 차 만들기’(Making Ever-Better Cars through Motorsports)의 신념을 강화하고, 이를 뒷받침할 인재 육성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가주 레이싱의 기원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토요타자동차 부사장 토요다 아키오 회장은 자신의 운전 스승인 토요타자동차 마스터 드라이버 나루세 히로무, 그리고 뜻을 함께한 동료들과 함께 독일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내구 레이스에 도전했다.
당시 활동은 회사 공식 업무로 인정받지 못해 토요타 이름을 사용할 수 없었다. 결국 ‘팀 가주’ 이름으로 출전했다. 토요다 아키오 회장 역시 직접 레이스에 나서는 것에 대해 주변의 이해를 얻기 어려워 모리조(Morizo)라는 이름으로 참가했다.
팀은 레이스를 완주했으나, 그 성과는 뼈아픈 경험으로 이어졌다. 이는 당시 다수의 경쟁사, 특히 유럽 경쟁사들이 개발 중인 차를 레이스 현장에서 시험하고 있었던 반면, 토요타에는 그러한 모델이 없었다. 자동차를 만드는 기술과 전문성을 계승할 능력마저 잃어갈 위기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신념으로 이어 온 자동차 만들기의 ‘식년천궁’
스포츠카 개발은 자동차의 특성과 기본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극한의 환경에서도 쉽게 고장 나지 않는 차를 만들고자 하는 제조 접근 방식이 요구된다. 이러한 모든 노력은 양산차 개발에도 기여한다. 동시에 모터스포츠는 자동차 제조 기술을 발전시키고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일본 미에현에 위치한 이세 신궁에서는 식년천궁(Shikinen Sengu)이라 불리는 의식을 통해 전통과 기술이 계승되며, 신궁 건물은 20년마다 새로 재건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스포츠카 제조 역시 한 번 잃어버린 전통과 기술은 다시 전해질 수 없다. 자동차 제조 기술 또한 끊임없이 실전을 통해 이어져야 한다. 이러한 위기의식 속에서 토요타는 스포츠카를 만들 수 없는 기업이 될지도 모른다는 판단 아래 렉서스 LFA 개발을 시작하고 뉘르부르크링 서킷을 주요 개발 거점으로 삼았다.
2010년에 출시된 LFA는 약 20년 만에 토요타자동차가 자사 개발로 완성한 최초의 정통 스포츠카이다. 이 프로젝트는 사내에서 자동차 제조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충분히 받지 못했고, 일부에서는 수익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500대 한정 판매 조건으로 개발이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그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다.
LFA 출시를 앞두고,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나루세 히로무가 뉘르부르크링 인근에서 발생한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이 비극은 LFA 개발이 마무리된 직후에 일어났다. 토요다 아키오 회장에게 드라이빙 멘토이자 토요타자동차의 마스터 드라이버였던 그를 갑작스럽게 잃은 일은 헤아릴 수 없는 상실감을 안겨 주었다.
그러나 토요다 아키오 회장은 자동차와 인재는 모터스포츠의 최전선에서 단련된다는 확신을 끝까지 지키며 스포츠카 개발을 이어갔다. 그 결과 2012년에는 ‘86’이 부활했고, 2019년에는 ‘GR 수프라’가 등장했다. 다만 이들 모델은 각각 스바루와 BMW에 의존해 개발되었기 때문에 토요타자동차는 스포츠카의 완전한 자사 개발을 실현하지는 못했다.
2015년 4월, 토요타자동차는 토요타 레이싱, 렉서스 레이싱, 가주 레이싱 등으로 나뉘어 있던 사내 모터스포츠 활동을 통합해 가주(GAZOO)라는 통합 명칭 아래 하나로 묶고, 토요타 가주 레이싱 로고를 채택했다. 이는 2007년 당시 ‘토요타’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없었던 활동들이 마침내 회사의 이름을 공식적으로 달게 된 순간을 의미했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들이 공식적으로는 대기업 체제 아래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토요다 아키오 회장과 나루세를 움직이게 했던 뼈아픈 경험은 점차 희미해져 갔다.
당시 사장이었던 토요다 아키오 회장은 토요타자동차가 WRC에 복귀해 더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한 활동을 한층 더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양산차를 기반으로 한 경쟁 차량들이 출전하는 WRC로의 복귀는 토요타자동차의 모터스포츠 활동에 있어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다.
그 이전까지 토요타자동차는 이미 완성된 양산차를 기반으로 모터스포츠 차량을 개발해 왔다. 그러나 WRC 복귀 이후에는 기존의 순서를 뒤집어 먼저 WRC에서 우승할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고, 그 차량을 양산차로 발전시키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시작했다. 그 결과 2020년, 토요타가 개발한 스포츠카 GR 야리스가 ‘모터스포츠를 통한 더 좋은 차 만들기’라는 철학 아래 출시되었다.
같은 해 1월 도쿄 오토살롱에서 공개되고, 9월 슈퍼다이큐에서 첫 우승을 거둔 GR 야리스는 이후 각지의 모터스포츠 이벤트에서 활약하기 시작했으며, 마침내 GR 코롤라 개발과 출시로 이어졌다. 바로 이러한 성과가 모터스포츠에서 우승할 수 있는 스포츠카를 자사 생산으로 다시 만들어 내는 계기가 되었다.
2025년, 토요타는 6년 만에 뉘르부르크링 24시에 복귀해 GR 야리스를 투입했다. 토요다 아키오 회장에게 있어 다음 과제는, 토요타자동차가 궁극의 스포츠카를 창조하는 진정한 의미의 ‘식년천궁’을 실현하는 것이었다. 그 일환으로 ‘GR GT’, ‘GR GT3’, ‘렉서스 LFA 콘셉트’가 2025년에 처음 공개되었다.
토요타 가주 레이싱은 모터스포츠를 통해 단련된 ‘더 좋은 차 만들기’와 인재 육성의 여정을 지속해 오고 있으며, 2007년 팀 가주 결성 이후 곧 2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이러한 여정의 출발점에는 “토요타로서는 이런 자동차를 만들 수 없을 것”이라는 평가 속에서 나루세 히로무와 토요다 아키오 회장이 체감했던 뼈아픈 경험이 있었다. 이 경험은 이후 토요타 가주 레이싱의 모터스포츠 활동과 더 좋은 차 만들기 철학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어 왔다.

토요타 가주 레이싱은 그동안 함께해 온 모터스포츠 관계자, 파트너, 그리고 팬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하며, 앞으로도 모든 이해 관계자들과 함께 가주 레이싱이라는 이름 아래 모터스포츠 기반의 더 우수한 차량 개발과 드라이버·엔지니어·미캐닉 인재 육성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토요타자동차의 독일 쾰른 연구개발 센터는 새로운 명칭인 토요타 레이싱으로 발전해 첨단 개발 기술을 통해 모터스포츠 활동에 특화하여 엔진 개발 및 기타 분야에서 장기적인 기술 발전을 추진한다. 이곳에서 개발된 기술은 세계 최고의 트랙 레이스와 랠리 등 다양한 모터스포츠 현장에 지속적으로 투입되며, 더욱 발전해 나갈 예정이다.
토요타 가주 루키 레이싱은 현재의 활동을 이어간다. 이름에 토요타 레이싱(TOYOTA Racing)의 ‘T’와 가주 레이싱(GAZOO Racing)의 ‘G’를 담은 단체로서, 두 팀을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며, 각 조직이 개발한 제품과 기술을 모터스포츠 현장에서 다듬는 동시에 인재를 육성하는 실전 경험을 쌓는 역할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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