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사페카 라피가 2024 WRC 2라운드 스웨덴 랠리에서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2017 핀란드 랠리 이후 6년 6개월 19일 만에 WRC 우승컵을 차지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 쉘 모비스 월드 랠리 팀은 몬테카를로 개막전에 이어 2연승을 거두었다.
M-스포트 포드 애드리안 포모, 랠리1 첫 포디엄 피니시
2월 15~16일에 열린 스웨덴 랠리는 일반적인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현대 WRT와 토요타 가주 레이싱 WRT 간판 주자들이 다소 부진한 반면, 두 팀 제3 드라이버들과 M-스포트 포드 리더 애드리안 포모가 포디엄 세 자리를 석권한 것이다.
이 같은 이상 기류는 랠리 초반 SS4에서 나타났다. SS1~3에서 스테이지 1위를 기록한 칼레 로반페라가 리타이어했고, 현대 WRT로 이적한 오트 타낙도 일찌감치 선두권에서 멀어졌다.
몬테카를로 랠리 승자 티에리 누빌도 예상 밖 페널티에 발목이 잡혔다. 랠리 초반부터 경주차 트러블로 흔들린 누빌은 SS5를 마친 뒤 33.3km 이동구간에서 제한시간 4분을 초과해 40초 가산 페널티를 받았다.
이후 스웨덴 랠리 전반전은 카츠타 타카모토, 에사페카 라피, 애드리안 포모, 엘핀 에반스의 경쟁 무대로 바뀌었다. 포디엄 경쟁을 펼친 네 선수의 대결 구도 역시 빠르게 재편되었다. SS9까지 2위를 지킨 타카모토가 다음 스테이지에서 눈더미에 빠지며 톱3 대열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라이벌이 하위권으로 떨어져 나간 뒤 에사페카 라피의 선두 행진에 탄력이 붙었다. SS7부터 정상으로 올라선 라피는 종반 추격전을 전개한 에반스를 따돌리고 스웨덴 랠리 1위 포디엄에 우뚝 섰다.
에사페카 라피의 WRC 통산 우승은 두 번째. 지난해부터 현대 i20 N 랠리1 경주차를 운전한 라피는 올해 첫 출전 랠리에서 감격스러운 우승을 기록했다.
토요타 엘핀 에반스는 몬테카를로에 이어 연속으로 포디엄을 밟았다. 올해 신설된 25.5km 베스테르비크 스테이지를 왕복하는 SS16~17에서 라피와의 격차를 크게 좁혔지만, 29.6초차 2위를 기록했다.
애드리안 포모의 3위 등정에도 팬들의 갈채가 쏟아졌다. 2021 크로아티아 랠리를 통해 WRC 최고 클래스에 진출한 포모는 몬테카를로 5위로 포인트를 쌓았고, 스웨덴 스노 랠리에서 WRC 데뷔 후 처음으로 포디엄에 올라가는 역주를 펼쳤다.
개막전 4위 티에리 누빌은 랠리1 클래스 4위. M-스포트 포드 그레고어 문스터는 초반에 부진한 칼레 로반페라, 오트 타낙, 카츠타 타카모토에 앞선 5위에 랭크되었다.
스웨덴 랠리를 치른 현재 티에리 누빌(48점), 엘핀 에반스(45점), 애드리안 포모(29점), 세바스티앙 오지에(24점), 오트 타낙(21점), 에사페카 라피(19점), 카츠타 타카모토(12점), 칼레 로반페라(11점)가 1~8위를 달리고 있다.
매뉴팩처러즈 부문에서는 현대 쉘 모비스 WRT(87점)와 토요타 가주 레이싱 WRT(87점)가 선두 대결을 벌이는 가운데 47점을 획득한 M-스포트 포드 WRT가 예상보다 좋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박기현 기자 l 사진 Red Bull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