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시즌 F1은 정상적으로 출범하지 못했다. 개막전 개최지 내부 사정으로 인해 3월 13일로 예정된 바레인 그랑프리가 잠정 연기된 탓이다. 이후 바레인 GP는 세계모터스포츠평의회의 결정에 따라 10월 30일에 개최되는 듯했지만 곧 취소되어, 올 시즌 F1은 당초 계획된 20전에서 1전이 준 19전으로 최종 결정되었다.
호주 멜버른 앨버트파크 서킷에서 문을 연 2011 F1은 지난해 컨스트럭터즈 챔피언 레드 불과 세바스찬 베텔의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맥라렌과 페라리, 르노 팀의 추격을 멀리 따돌리고 예선 1위로 결승 58랩에 돌입한 베텔은 루이스 해밀턴(맥라렌)과 비탈리 페트로프(르노)를 거느리고 피니시라인을 통과하며 올 시즌 첫 우승을 기록했다.
시리즈 개막전을 폴투윈으로 장식한 세바스찬 베텔의 이후 행보는 챔피언 드라이버의 면모를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헝가리 그랑프리까지 진행된 현재 8PP(폴포지션), 6승, 5회 폴투윈, 4차례 2위 등 홈그라운드 독일을 제외한 모든 그랑프리 표창대에 올라서며 독주 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올해 열린 11라운드 전 경주에서 득점을 기록한 유일한 드라이버 베텔은 팀 동료 마크 웨버(149점)을 85점 차이로 따돌리고 드라이버즈 타이틀 2연패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베텔이 놓친 폴포지션(스페인, 영국, 독일)을 거머쥔 마크 웨버 역시 레드 불이 독주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세 차례 예선 1위를 승리로 연결짓지는 못했지만, 터키에서의 2위를 포함한 6개 그랑프리를 포디엄 피니시로 마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 최근 좋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페라리와 맥라렌이 하반기 8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레드 불 듀오의 선전과 달리 전통의 강팀 페라리와 맥라렌은 2위 그룹으로 밀려난 모습이다. 시즌 전반 6전 모나코 그랑프리까지 챔피언십 라이벌 레드 불이 5승을 기록하는 동안 중국 GP(맥라렌, 루이스 해밀턴) 우승만을 저지할 정도로 부진한 성적을 낸 결과다. 예선에서도 두 팀은 레드 불의 독주를 막지 못했다. 올해 열린 11전 폴포지션을 베텔과 웨버가 나눠 갖은 점은 컨스트럭터즈 순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캐나다 그랑프리부터 강팀의 면모를 서서히 되살리고 있어 상위 세 팀 사이에 흐르는 기류변화가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특히 3개 그랑프리(영국, 독일, 헝가리) 우승컵을 맥라렌과 페라리가 가져가 하반기 8전 판세는 전반 11전과 다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메르세데스와 르노는 상위 세 팀 뒤에서 힘겨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미하엘 슈마허와 니코 로스베르크를 내세운 메르세데스가 컨스트럭터즈 4위. 팀의 에이스 로버트 쿠비짜를 전면에 띄우지 못한 르노는 자우버와 포스 인디아, 토로 로소 등 중하위권 세 팀을 거느린 채 시리즈 전반 11전을 마무리지었다.
F1 명가 윌리엄즈의 하위권 추락은 예상 수위를 훨씬 웃돌았다. 그랑프리 최다 출전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루벤스 바리첼로와 베네수엘라 출신 파스토 말도나도가 시즌 내내 눈에 띄는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윌리엄즈가 획득한 컨스트럭터즈 포인트는 겨우 4점. 말도나도가 기록한 두 차례 Q3 진출이 그나마 위안일 정도로 경쟁력이 약화된 윌리엄즈는 당분간 중위권 진출이 힘겨울 것으로 전망된다.
2011 F1 드라이버즈 챔피언십 순위
순위드라이버팀점수
1세바스찬 베텔 레드 불 234
2마크 웨버 레드 불 149
3루이스 해밀턴 맥라렌 146
4페르난도 알론소 페라리 145
5젠슨 버튼 맥라렌 134
6펠리페 마사 페라리 70
7니코 로스베르크 메르세데스48
8닉 하이드펠트르노 34
9비탈리 페트로프 르노32
10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 32
2011 F1 컨스트럭터즈 챔피언십 순위
순위팀 점수
1레드 불383
2맥라렌280
3페라리215
4메르세데스80
5르노66
6자우버 35
7포스 인디아26
8토로 로소 22
9윌리엄즈4
로터스0
HRT0
버진0
박기현(allen@trackside.co.kr), 사진/LAT Photo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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