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챔피언 세바스찬 베텔(레드 불)이 벨기에 그랑프리에 이어 2연속 우승을 이룰 수 있을까? 9월 9일부터 11일까지 몬자 서킷에서 열리는 이탈리아 그랑프리에서 베텔의 우승 행진이 계속될지 주목된다. 지난 벨기에 그랑프리에서 시즌 7번째 우승을 거둔 베텔은 3년 만에 몬자 서킷에서 정상 등극을 노리고 있다. 본고장 이탈리아 GP에 나서는 페라리의 행보에도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홈팬들의 열띤 응원에 힘입은 페라리가 레드 불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5.793km 몬자 서킷의 가장 큰 특징은 F1 트랙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평균 속도는 랩 레코드 기준 257km/h. 모나코 서킷에 비해 96km/h나 더 빠르다. 340km에 육박하는 최고 시속을 낼 수 있다. 단순한 서킷 레이아웃도 몬자의 또 다른 특징이다. 11개 코너를 갖춘 몬자는 벨기에 스파 프랑코샹과 달리 고저차가 없음에도 어느 서킷보다 강력한 엔진 출력이 필요하다.
몬자 서킷은 추월이 어렵기로 이름 높다. 일반적으로 레이스 초반을 제외하면 앞선 경주차를 추월할 틈을 찾기가 어렵다. 추월이 어려운 트랙이지만, DRS를 가동하면 레티필로 시케인이 추월 포인트가 될 듯하다. 올해 그랑프리에서는 홈스트레이트부터 DRS를 가동할 수 있어 레티필로 시케인에서 더욱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또 다른 추월 포인트는 아스카리와 몬자의 마지막 코너 파라볼리카. 아스카리는 33GP에서 개인 통산 13승을 기록한 F1 영웅 알베르토 아스카리를 기리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아스카리는 1955년 이 곳에서 일어난 사고로 숨을 거두었다.
이탈리아 그랑프리에서는 지난 4년 동안 세 차례 폴투윈이 나왔다. 그만큼 선두권의 순위 변동이 적다는 뜻이다. 2007년에는 당시 맥라렌 소속이었던 페르난도 알론소가 팀 동료 루이스 해밀턴을 거느리고 원투 피니시를 작성했다. 이듬해에는 신예 세바스찬 베텔이 소속팀 토로 로소에 첫 우승을 안겼다. 2009년에는 마지막 랩에서 일어난 사고로 세이프티카가 투입된 상황에서 레이스가 종료되었다. 우승 드라이버는 당시 브라운GP의 루벤스 바리첼로였다. 2010년 챔프는 페르난도 알론소.
세바스챤 베텔이 몬자에서도 우승한다면 올 시즌 드라이버즈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그러나 레드 불 RB7의 머신 특성상 고속 트랙 몬자에서는 경쟁 팀에 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페라리는 홈그라운드에서 강한 모습이 기대된다.
한편, 이탈리아에서는 1950년 첫 그랑프리를 치른 이후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몬자 서킷에서 개최되었다. 이탈리아 그랑프리는 역사적으로 페라리를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팬들인 ‘티포시’가 유명하다. 페라리가 이탈리아에서 거둔 승리는 통산 18회. 그 뒤를 이어 맥라렌이 9승을 기록했고, 윌리엄즈와 로터스는 각각 6승, 5승을 거두었다.
최다 우승 드라이버는 5승을 챙긴 미하엘 슈마허(1996, 1998, 2000, 2003, 2006). 넬슨 피케는 4승(1980, 1983, 1986, 1987)을 차지했다. 슈마허 외의 현역 드라이버 중에서는 루벤스 바리첼로(2002, 2004, 2009)와 페르난도 알론소(2007, 2010)의 성적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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