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시즌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KSF) 제네시스 쿠페 챔피언십은 개막 이전부터 후끈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뛰어난 경쟁력과 든든한 후원사를 두루 갖춘 국내 정상 레이싱팀 다수가 이 클래스에 뛰어든데 따른 분석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가 포디엄에 설 수는 없는 법. 시종 팽팽한 긴장이 흐르는 서킷에서 레이스를 지배한 세 드라이버만이 영광스러운 샴페인 세리머니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팬들의 환호와 플래시 세례가 쏟아지는 시상대는 아무나 올라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자동차경주에 출전하는 모든 팀과 드라이버들이 타깃으로 삼는 자리지만, 그들이 보유한 역량을 어떻게 발휘하느냐에 따라 결승 기록표에 올라가는 순위가 달라지므로…. 변수가 즐비한 자동차경주에서 포디엄이 갖는 의미는 그래서 더욱 각별하다고 할 수 있다.
2009년 7월에 문을 연 록키 레이싱팀에게 이처럼 영광스러운 표창대 등정은 아직쉽지 않아보인다. 커리어와 경쟁력, 그밖에 여러 인프라가 국내 정상급 팀들과 비교할 때 미진한 면이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 팀이 걸어온 길은 지극히 단순하면서 명쾌하다. 모회사 (주)록키에 그림자처럼 스며든 모터스포츠와 자연스럽게 융화되었고, 그 진화 과정에서 레이싱팀 창단이라는 씨앗을 오롯이 심게 된 것이다.
화려함과는 먼 거리에서 조용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록키 레이싱팀. 그간의 성적으로만 말하자면 ‘험난한’ 여정에 벌써 지칠 법도 한데, 5월 중순 인천 록키 본사에서 만난 팀원들은 기자의 선입견을 정확하게 비껴선 모습이었다. 여느 팀과 사뭇 다른 분위기의 원천은 어디에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서두르지 않고 성실하게 발전의 계단을 오르겠다는 굳건한 의지’에 그 뿌리를 두고 있었다. 당장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오래도록 진득하게 목표한 길을 따라 정진하겠다는 의지의 표상인 셈이다.
팀 시스템 개선하고 경쟁력 강화할 터
록키 레이싱팀의 출발은 2009년 7월 1일. (주)록키를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회사 이름을 붙인 레이싱팀이 태어나게 되었다. 그러나 이 팀의 서킷행이 어느 날 갑자기 이뤄진 것은 아니다. 90년대 중반에도 몇몇 레이싱팀에 자사 제품을 지원하며 국내 모터스포츠와 연을 맺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레이싱팀 창단이 갖는 여러 긍정적인 효과와 더불어 국내 모터스포츠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새로운 도전을 향한 첫 걸음 내딛었다. 이에 대해 팀 운영을 주도하는 김기정 단장은 “모회사의 적극적인 지원 덕에 록키 레이싱팀이 출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첫 레이스 출전 무대는 2010년 CJ 슈퍼 레이스 챔피언십 슈퍼3800. 그러나 실업팀에 가까운 시스템으로 상위권에 진출하기는 어려웠다. 당연한 결과였다.
“처음부터 좋은 성적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상황에 따라 팀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당초 목표였기 때문”이라는 김단장은 “록키 레이싱팀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당장의 성적이 아니다”고 강조한다. ‘앞으로 오랫동안 활동하며 국내 모터스포츠 문화를 리드하는 한 팀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것이 록키 레이싱팀의 유전자에 처음부터 각인되어 있었다는 얘기다. 여기에는 후원사의 향방에 따라 팀 진로를 결정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포함되어 있다. 잔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초기에 설정한 포부를 향해 묵묵히 걸어가겠다는 뚝심이 배어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언제까지 하위권에 머물러 있을 수만은 없는 일. 지난 2년 동안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록키 레이싱팀 박재범 감독은 이와 관련해 긍정적인 해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는 실전 참가 쪽에 무게를 두었지만, 전체적인 기반을 다진 이후부터 중상위권으로의 도약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지난 2년 동안에는 실업팀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이전과 다른 팀 컬러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팀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개편하는 한편 지난해보다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 제네시스 쿠페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경주차의 경쟁력 강화, 신진 드라이버 양성, 그리고 팀 지원 시스템을 이전보다 한층 강화하는 것 등이 박재범 감독의 올 시즌 개선안에 들어 있는 요소들이다.
올해부터 록키 레이싱팀에서 제네시스 쿠페 경주차를 타는 문 용(24)의 활약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아마추어 레이스를 거쳐 2011년 슈퍼 레이스 슈퍼2000 3위에 오른 문 용은 지난 4월부터 록키 캠프에 합류한 기대주. 팀 감독으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고 “너무나 설레었다”는 그는 “올 시즌을 레이스 데뷔 원년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뜻을 당당하게 밝혔다. 그러면서도 “당장은 레이스 운영능력 배양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는 문 용은 “올해 내에 제네시스 쿠페 챔피언십 예선 코리아랩에 진출하는 것이 일차 목표”라고 말했다.
국내 모터스포츠 저변확대 위한 노력에도 충실할 방침
팀 창단 4년째를 맞이한 올해 록키 레이싱팀은 KSF 출전 외에도 여러 방면에서 의미 있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프로 레이싱팀의 기틀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카트 팀 창단, 카트 아카데미와 드라이빙 스쿨 등을 점진적으로 현실화하겠다는 것. 록키의 이 같은 청사진은 궁극적으로 영 드라이버 양성과 국내 모터스포츠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지의 발현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내용을 천천히 그러나 흔들림 없이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카트 팀 창단은 상당한 진척을 이루었다는 설명이다. 팀장과 주요 드라이버는 이미 내정된 상태. 시스템이 완벽하게 구축되는 올 시즌 중반부터 실전에 참가할 계획이다. 카트 아카데미와 드라이빙 스쿨은 풀뿌리 모터스포츠를 성장시킬 수 있는 영 드라이버 양성의 일환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국내 모터스포츠가 지금보다 성숙될 수 있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드는 일에 록키 레이싱팀이 한 발 앞서 나서겠다는 것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우리나라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오래도록 의미 깊은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는 록키 레이싱팀. 당장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기는 어렵지만, 팀 발전과 더불어 국내 모터스포츠 저변확대를 위해서도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록키 레이싱팀의 바람이 원만하게 뿌리내리기를 기대한다.전체적인 진행상황은 맑은 편. 지금은 거센 물소리 내며 흐르지 않더라도, 모터스포츠를 즐기며 사랑하고 또 그 속에서 팬들과 함께 하다보면 알토란같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믿음에는 유효기간이 없기 때문이다.
록키 레이싱팀(ROCKY RACING TEAM)
팀 창단 2009년 7월 1일
대표박시현 이사
단장김기정
감독박재범
드라이버 박재범 문 용
치프 미캐닉 조춘영
미캐닉 김주현 윤태한
후원사 테크프로(쇼크 업소버)
유니어(UNIOR, 공구)
럭스윙(팀 의류)
갤럽코리아
박기현(allen@trackside.co.kr),사진/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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