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카탈루냐 서킷 66랩을 달리는 스페인 그랑프리 결승에서 뚜렷한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스카 피아스트리가 폴투윈을 이뤄냈고, 랜도 노리스가 2위를 기록하며 맥라렌 원투승이 완성되었다. 이에 따라 맥라렌은 2000년(미카 하키넨 & 데이빗 쿨사드) 이후 25년 만에 스페인 그랑프리 1, 2위 포디엄을 석권하는 완승을 거두었다.
맥스 페르스타펜, 10초 가산 페널티 받고 10위 턱걸이
피아스트리의 독주 체제를 무너뜨릴 드라이버는 결승 전반에 나타나지 않았다. 올해 네 번째 폴포지션을 차지한 피아스트리가 스페인 그랑프리 결승을 지배하는 레이스를 펼친 까닭이다.
피아스트리에 근접한 드라이버는 팀 동료 노리스와 레드불 맥스 페르스타펜. 그러나 오프닝랩에서 예선 2위 노리스 추월에 성공한 페르스타펜은 맥라렌 파워와 피아스트리의 강공을 넘어설 준비가 부족해 보였고, 노리스도 예선 때 드러난 피아스트리와의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페르스타펜의 3스톱 전략 역시 수포로 돌아갔다. 당초 페르스타펜은 일반적인 2스톱 대신 3스톱을 계획했지만, 결승 종반 키미 안토넬리가 유발한 세이프티카 상황이 이미 벌어진 맥라렌 드라이버들과의 시차를 극복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특히, 세이프티카 상황에서 추가로 진행한 네 번째 타이어 교체는 페르스타펜의 종반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사용할 만한 소프트 타이어가 남아 있지 않은 상태에서 하드 타이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경쟁 드라이버들이 중고 소프트 컴파운드 타이어로 남아 있는 11랩을 주행한 반면, 신품 하드 타이어를 신고 나온 페르스타펜은 샤를 르클레르에게 3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조지 러셀과의 접촉 사고로 10초 가산 페널티를 받는 악재를 만났다.
이와 달리 오프닝랩부터 견고하게 선두를 지킨 피아스트리는 신품 소프트-미디엄 타이어와 중고 소프트-소프트 타이어를 효과적으로 연계하며 우승 체커기를 통과했다. 2위 노리스와의 시차는 2.471초. 뒤이어 7그리드에서 출발한 르클레르는 60랩째, 하드 타이어로 고전하던 페르스타펜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선 뒤 3위 포디엄으로 직행했다.


예선 4위 러셀이 결승 4위. 65랩째 루이스 해밀턴을 추월한 니코 휠켄베르크는 2019 이탈리아 그랑프리(5위) 이후 최고 성적 5위를 기록했다. 7, 8위는 레이싱 불스 루키 아이작 하자르와 피에르 개슬리. 애스턴마틴 페르난도 알론소는 올 시즌 첫 포인트 피니시를 9위로 마무리 지었다.
2025 F1 9라운드 스페인 그랑프리를 마친 현재 5승, 2~9라운드 연속 포디엄 등정을 달성한 피아스트리(186점)가 노리스(176점)에 10점 앞선 점수로 드라이버즈 랭킹 정상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페르스타펜(137점)과 러셀(111점)이 3, 4위. 모나코와 카탈루냐에서 연속으로 시상대를 밟은 르클레르(94점)는 해밀턴(71점) 앞자리 5위권에 포진해 있다.
컨스트럭터즈 챔피언십 부문에서는 맥라렌(362점)이 선두. 페라리(165점)가 2위로 올라선 가운데 메르세데스(159점)와 레드불(144점)이 3, 4위에 랭크되어 있다.

박기현 기자 l 사진 맥라렌 F1, 킥 자우버, Red Bull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