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 테크 스타트업 에이드로(ADRO)가 개발한 AI 모델 기반 공력 설계 플랫폼 AOX(Aerodynamic Optimization Experience)가 포르쉐 992 GT3의 다운포스를 60% 이상 증가시키며 공기역학 설계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지난 9일 영국 캐드웰 파크 서킷에서 진행된 실차 테스트에는 F1 레이싱 불스 드라이버 리암 로슨이 참여해 에이드로의 AI 기반 공력 설계 플랫폼 AOX로 최적화된 포르쉐 992 GT3 성능을 검증했다.
테스트는 올해 1월 출시된 에이드로 992 GT3 V1 풀 바디킷을 장착한 자동차와 AOX로 설계된 프론트 부품(스플리터, 인테이크 패널)을 추가로 얹은 자동차를 각각 주행하며 랩타임과 주행 성능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 결과 AOX 최적화 프론트 부품이 적용된 자동차의 평균 랩타임이 3.71초 단축되었다. 특히 코너에서 프론트 그립이 크게 향상되어 롤링 속도가 높아지고, 코너 진입 속도가 눈에 띄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리암 로슨은 “그립이 탁월했고 밸런스가 뛰어났다. 중저속 코너에서 프론트가 정확하게 버텨 코너 진입 속도를 확실히 높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성능 개선의 핵심 사안으로 AOX의 설계 혁신을 꼽을 수 있다. 기존에는 전산유체역학(CFD, Computational Fluid Dynamics) 해석과 수작업 반복으로 몇 주가 걸리던 공력 설계 과정을 AOX는 하루 만에 완료한 것이다.
AOX는 AI가 매개변수화된 형상 공간에서 다양한 후보 형상을 자동 생성하고, 빠르고 정확한 CFD 시뮬레이션으로 최적 설계를 도출한다. 이를 통해 전문 공기역학 지식이 없는 디자이너도 손쉽게 공력 목표를 설정하고 설계 방향을 검토할 수 있다.
에이드로의 기존 992 GT3 V1 풀 바디킷은 프론트 스플리터부터 사이드, 리어 디퓨저, 윙까지 약 35회의 수동 시뮬레이션과 수정을 거쳐 완성됐으나, AOX를 적용한 테스트에서는 프론트 스플리터와 인테이크 패널 두 부품을 자동 설계부터 고정밀 CFD 평가까지 하루 만에 마무리하며 성능 개선 가능성을 입증했다.
AOX로 설계된 프론트 스플리터와 인테이크 패널은 프론트 다운포스를 크게 향상시켰고, 이에 맞춰 리어 윙 각도도 조정해 전체 공력 밸런스를 유지했다. AOX가 적용된 차는 기존 ADRO V1 키트 대비 약 30%, OEM 992 GT3의 하이 다운포스 세팅 대비 약 60%의 총 다운포스 증가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코너 진입 시 차의 반응성이 더욱 민첩해졌고, 중고속 코너에서는 프론트 그립이 크게 향상되었다.

주행 안정성 또한 전반적으로 개선되었다. 항력의 증가는 코너링 속도와 제동 안정성 향상으로 상쇄되어 결과적으로 랩타임 단축으로 이어졌다. 이번 테스트는 ‘밸런스를 희생하지 않으면서 프론트 다운포스를 최대화한다’는 AOX의 데이터 기반 설계 철학이 실차에서도 유효함을 입증한 대표 사례로, 향후 자동차 공력 설계 방식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차 고유의 디자인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공력 성능을 극대화를 이끌어냈다.
AOX의 가장 큰 혁신은 공기역학 전문지식이 없는 자동차 디자이너도 초기 설계 단계에서 직관적이고 신속하게 공력 성능을 검토하고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공력 설계가 매우 복잡해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공기역학 전문가가 필요했고, 고가의 CFD 소프트웨어와 긴 시뮬레이션 시간으로 인해 비용과 시간이 크게 소모되었다.
하지만 AOX는 복잡한 시뮬레이션 지식이나 CFD 해석 경험이 없어도 사용자가 원하는 공력 목표를 설정하고, 다양한 형상 아이디어를 실시간으로 검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로써 자동차 디자인의 기술적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추었으며, 기존의 경험 기반 수작업과 물리적 테스트에 의존하던 공력 개발 과정을 데이터 기반 AI 자동화로 대체해 속도, 범위,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AOX는 단순한 설계 도구를 넘어 자동차 디자인과 공력 개발 전반에 혁신을 일으키는 차세대 AI 플랫폼이다. 전문 공기역학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손쉽게 공력 목표를 설정하고, 빠르고 정확하게 최적화된 설계를 도출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자동차를 비롯해 다양한 산업의 모빌리티, 스포츠 장비 설계까지 폭넓게 적용할 수 있으며, 설계 과정의 디지털 전환과 효율성 향상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모터스포츠 노하우를 양산차에 접목한 차별화 전략
에이드로는 모터스포츠 기반의 공기역학 설계 방법론을 양산차에 접목하는 전문 기업이다. CFD, 유체역학, 차량 디자인, 모터스포츠 설계 등 다학제 전문성을 바탕으로 공력 효율, 안정성, 성능 개선을 동시에 추구한다.
에이드로는 AOX를 자체 하드웨어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플랫폼 완성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내년 1월에 개최되는 2026 CES에서 AOX 기술력을 공식 공개하고, 내년 1분기 말 베타 출시를 목표로 상용화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에이드로 윤승현 대표는 “AOX는 자동차산업을 넘어 풍력, 드론, 스포츠장비 등 공기흐름이 중요한 여러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며 “앞으로 모빌리티산업 전반에서 이동성과 에너지 효율을 혁신하는 차세대 기술 및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에이드로는 2022년 세계 최초로 BMW G82 M4 페이스리프트 범퍼를 출시한 에어로다이내믹 전문 기업이다. 현재 11개 브랜드, 30개 차종의 바디킷을 제공하고 있으며, 전기차 브랜드부터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라인업을 확장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