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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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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A, 모터스포츠 대중화 위해 매진할 터


한국자동차경주협회(KARA)가 주관한 ‘2011 모터스포츠인의 밤’ 행사가 12월 20일(화) 서울 서초구 양재동 L타워 그랜드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KARA는 향후 4년 동안 추진할 비전을 발표하고, 모터스포츠인들의 화합을 강조했다.
“2015년, 150만 관중 시대 열기 위해 노력하겠다”
KARA 7대 회장으로 선임된 변동식 회장은 인사말을 전한 뒤 “하나의 산업을 성공적으로 일구기는 지루하고 어려운 일”이라면서 “국내 모터스포츠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2015년까지 주어진 임기 내에 모터스포츠가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변동식 회장은 2012년을 모터스포츠 대중화 원년으로 삼고, 2015년에는 아시아 모터스포츠의 맹주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KARA가 제시한 비전은 크게 모터스포츠 인프라 확충, 이용 저변 확대, 전문 역량 강화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 제도와 정책 정비, 스폰서십 확대, 전문 인력과 기반설비 확충을 발판 삼아 대중성과 연관산업 협력 유도, 일반 관중 참여 프로그램 활성화 등을 추진할 방침이라는 것. 여기에는 2013년 모터스포츠 산업 활성화, 2014년 100만 관중시대(KARA 회원 5만명)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와 같은 목표를 현실화하기 위해 KARA는 중점 과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스포츠 관련 정부기금 유치 강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드라이버 및 오피셜 등용 프로그램 강화, 대도시 인근의 서킷과 중소형 다목적(드래그 및 짐카나) 경주장 확충 등이다.
KARA는 모터스포츠 대중화를 추진할 세부 계획도 발표했다. 대중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국제자동차연맹(FIA)과 연계해 공익활동(Road Safety)을 펼치고, 자동차회사와 협회, 레이싱팀이 주축이 된 안전운전 프로그램도 운영할 방침이다. 일반인들이 즐길 수 있는 짐카나와 카트를 활성화시켜 모터스포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내구 레이스와 같은 모터스포츠 페스티벌 등으로 다각적인 틀에서 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다.
전문적인 역량을 키우는데도 힘을 쏟아 FIA 세계 모터스포츠평의회(WMSC) 및 주요 위원회 가입을 추진하고, 아시아 주요국과 정기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방안도 진행할 예정이다. KARA 내부적으로는 각 위원회의 권한과 책임 범위를 넓혀 다양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밖에 국내 드라이버의 해외 진출을 위한 스칼라십을 운영하고, 역량을 갖춘 오피셜과 미캐닉의 해외 진출도 추진한다.
그러나 2015년까지 국내 모터스포츠 시장 규모를 5천억원 이상으로 키우고, 150만 관중을 유도하겠다는 KARA의 4년 청사진을 계획대로 추진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물론, 우리나라 모터스포츠의 중심에 서 있는 KARA가 반드시 이루어야 할 ‘비전’이라는 데 이견은 없지만, 보다 현실적이고 세부적인 목표부터 차근차근 풀어 나아가는 일이 더 급선무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명쾌하고 발전적인 목표를 원만하게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 KARA 내부로부터의 개선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다분히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현재까지의 모습으로는 레이싱팀과 드라이버, 각 프로모터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기 어렵다. 이름뿐인 KARA의 여러 위원회를 개선하는 일도 시급하다. 랠리, 카트, 4×4, 튜닝, 짐카나, 오피셜 위원회 등으로 세분화되어 있는 KARA 모터스포츠 위원회의 최근 활동을 되돌아보면 향후 행보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위원회 임원, 임기, 활동 등을 투명하게 공지해 회원들로부터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필요하다.
대체로 넉넉하지 않은 살림을 꾸리고 있는 레이싱팀과 드라이버들의 참여를 더욱 독려하려면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등록비와 같은 문제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KARA가 이 시점에서 재고해야 할 내용이라는 생각이다. 비영리 단체인 KARA의 내부 살림을 헤치는 수준이 되어서도 곤란한 일이지만, 많은 팀들이 내놓을 만한 타이틀 스폰서 없이 1년 농사를 짓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번 기회에 짚고 넘어가야할 사안임은 분명해 보인다.
이 문제는 어렵게 명맥을 이어가고 국내 카트계에 그대로 대입할 수 있다. 변변한 서킷 하나 없는 상황에서도 희망적인 미래를 꿈꾸며 부단히 애쓰고 있는 카트계 오거나이저와 팀, 드라이버들에게 프로모터 또는 프로 레이싱팀과 같은 잣대를 요구하는 것은 발전을 전제로 한 선순환의 고리를 만드는 일과 거리가 멀다.
카트는 차세대 우리나라 모터스포츠를 이끌어갈 드라이버를 양성하는 인큐베이터와 다르지 않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자동차경주에 실력을 갖춘 드라이버들의 유입이 크게 줄어든 이유 가운데 하나는 넓지 않은 카트 레이스 저변에서 찾을 수 있다.
카트 레이스 활성화를 전시행정적인 인상이 짙은 ‘2011 코리아 카트 페스티벌’에서 찾을 수 있을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된 이 행사가 KARA의 당초 목표인 ‘카트 저변확대와 꿈나무 육성’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회성 이벤트에 모터스포츠 문외한인 사람들의 마음이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더 깊이 고민했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레이스 프로모터들의 숙원인 관중 증대를 KARA가 어떤 해법을 갖고 풀어 나갈지도 궁금하다. 여기에 더해 상당한 비용이 발생하는 드라이버 스칼라십 운영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KARA 7대 회장으로 선임된 지 103일째 되는 날 ‘2011 모터스포츠인의 밤’을 주재한 변동식 회장은 시종 차분하고 자신 있게 발전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이 자체로도 일단 첫 단추는 잘 꿰었다고 평가된다. 대한민국 모터스포츠의 핵심 단체 KARA가 프로모터와 레이싱팀, 드라이버, 그리고 수많은 레이스 팬들에게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편, KARA는 모터스포츠인의 밤 행사에서 F1 코리아 그랑프리 조직위원회와 (주)슈퍼레이스,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KSF), MBC에 공로상을 수여했다.
박기현(allen@trackside.co.kr), 사진/K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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