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5~16일에 예선과 결승을 치른 2017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GT1 개막전은 예상과 다른 경쟁구도를 보여주었습니다. 지난해 팀 챔피언십 부문 1위 서한-퍼플모터스포트에서 이원화된 서한-퍼플 블루와 서한-퍼플 레드, 오랫동안 GT 강자로 군림해 온 쉐보레 레이싱, 그리고 레이싱 명가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 드라이버들의 팽팽한 순위 대결을 기대했지만,조금 빠르게 선두그룹을 가려낸 때문입니다.
결승 초반 흐름은 다이내믹하게 전개되었습니다. 서한-퍼플 블루와 서한-퍼플 레드 팀 리더 장현진과 김중군이 선두그룹에 포진한 가운데 군 전역 후 복귀전에 나선 김종겸, 쉐보레 레이싱의 챔피언 듀오 이재우와 안재모, 그리고 정회원(서한-퍼플 레드)과 서주원(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이 1만6천 관중 앞에서 재미있는 GT 레이스를 펼친 까닭입니다.
하지만 17랩 결승 중 8랩을 지나가면서 살얼음판 승부에 파열음이 생겼습니다. 추격의 고삐를 움켜쥐고 역주를 거듭한 이재우의 크루즈 경주차에서 이상 기운이 감돈데다 차분하게 순위를 끌어올리던 안재모마저 접촉사고의 불운을 만나 트랙에 멈춰서고 말았습니다.
강력한 팀 컬러를 보유한 쉐보레 레이싱 듀오가 동반 리타이어한 뒤의 레이스는 여전히 서한-퍼플 블루와 레드 드라이버들이 이끌었습니다. 피니시라인을 통과한 순서는 김중군, 장현진, 정회원, 김종겸, 서주원 순. 결승 후 뒤늦게 폴스 스타트 페널티가 김중군에 내려지면서 슈퍼레이스 GT1 개막전 1~3위 트로피는 장현진, 정회원, 김종겸에게 돌아갔습니다.
정회원에 0.569초 뒤진 서주원이 4위. 아쉬운 일전을 접은 김중군은 GT1 클래스 데뷔전을 치른 연정훈(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 앞자리인 5위에 포진했습니다.
개막전을 마친 2017 슈퍼레이스 GT1 초반 흐름은 일단 지난해와 다른 모습으로 전개될 듯합니다. 2016 시즌에는 쏠라이트 인디고, 쉐보레 레이싱, 서한-퍼플모터스포트의 삼파전 양상이 짙었지만, 실력파 드라이버 최명길이 빠지면서 4강이 아닌 3강 체제가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같은 분위기가 올 시즌 전반을 지배하리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이 라인업 보강에 나설테니까요.
4월 14~15일,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기자와 만난 인디고 팀 고위 관계자는 “시리즈 개막을 앞두고 예상치 못한 라인업 변경이 있었다”고 전제한 뒤 “빠른 시일 내에 GT1 라인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루키 김진수와 함께할 드라이버를 영입해 GT2 클래스에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새로운 경주차를 준비하기까지 다소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귀띔한 인디고팀 고위 관계자는 “늦었지만 대응책을 준비할 방침”이라고 전했습니다.
국내 GT 레이스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부연한 쏠라이트 인디고의 전열 재정비가 마무리되면 많은 팬들의 바람대로 보다 재미있고 생동감 넘치는 GT 레이스를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2라운드는 5월 12~14일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개최됩니다.
끝으로 개막전 1위 장현진, 그리고 포디엄 세리머니의 기쁨을 함께 한 정회원과 김종겸에게 축하의 말을 건넵니다. 아울러 겨우내 준비한 경주차를 타고 서킷에서 열정을 보여준 드라이버들과 팀 스태프들에게도 갈채를 보냅니다.
박기현 기자 gokh3@naver.com l 사진 정인성 기자 nsdolt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