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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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을 빛낸 핀란드 드라이버③키미 라이코넨

핀란드 출신 하키넨의 적극적인 추천을 받아 맥라렌에 합류한 키미 라이코넨은 일찍부터 F1 드라이버의 자질을 갖추고 있었다. 그랑프리 무대에서 ‘달리기 천재’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어색할 수도 있지만 라이코넨의 성장과정은 유독 눈부셨다.

핀란드 에스포에서 태어난 키미는 10세 때부터 해외 카트 레이스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카트를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드라이버 활동을 시작한 때는 1999년. 20세에 포뮬러 르노 시트에 앉아 F1 입성의 꿈을 키웠다. 첫 해 기록은 개막전 3위가 최고. 그러나 포뮬러 포드 유로컵 시리즈 5위, 마노 팀 소속으로 출전한 포뮬러 르노 윈터 시리즈에서는 4전 4승으로 챔피언에 올랐다. 포뮬러 클래스 데뷔 해 성적으로는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2000년에도 마노 소속으로 브리티시 르노 챔피언십에 출전한 키미는 10전 중 7승, 전 레이스 포디엄, 7회 폴포지션, 6회 패스티스트랩이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모터스포츠계의 주목을 받았다. 같은 해 유럽 포뮬러 르노에 세 번 출전해 2승을 거두기도 했다.

2년 동안 참가한 23회 포뮬러 레이스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전에서 표창대 정상에 선 라이코넨의 드라이버 이력은 이후 더욱 빛나기 시작했다.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그에게 자우버 팀 보스 피터 자우버가 F1 시트를 맡긴 것이다. F3와 F3000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F1에 발탁된 경우가 드문 때여서 라이코넨의 그랑프리 입성은 그 자체로 대단한 화제가 되었다.

2007년 페라리에서 월드 챔피언 등극

2001년 봄. 22세의 라이코넨은 마침내 정식 F1 드라이버로서 신고식을 치렀다. 개막전 호주 그랑프리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수많은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능숙한 주행을 펼쳐 6위를 기록했다. 데뷔 해 개막전을 6위로 시작한 뒤 오스트리아와 캐나다 4위, 영국 GP 5위에 오르는 등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라이코넨의 활약에 힘입어 자우버는 컨스트럭터즈 4위라는 창단 이래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2002 시즌 성적은 드라이버즈 9위. 뒤이어 라이코넨은 안식년을 보낸 뒤 레이스 활동 중단을 선언한 미카 하키넨의 바통을 이어받아 그랑프리 명문 맥라렌으로 자리를 옮겼다. 23세, F1 데뷔 1년 만에 거머쥔 행운이었다.

맥라렌에서도 잘 뛰었다. 테스트 주행 때부터 경험이 풍부한 데이빗 쿨사드에 전혀 밀리지 않는 빠른 달리기를 보였고, 프랑스에서는 우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기도 했다. 선두에 서서 그대로 달리기만 하면 표창대 정상에 설 수 있었지만, 노면에 뿌려진 오일에 미끄러지면서 2위에 만족해야 했다. 10개 GP에서의 리타이어에도 불구하고 시리즈 6위의 무난한 성적으로 맥라렌에서의 첫 시즌을 마쳤다.

2003년 마침내 손꼽아 기다리던 날이 다가왔다. 말레이시아 그랑프리를 승리로 장식한 것이다. 우승 정도가 아니라 시즌 마지막까지 슈마허와 챔피언 자리를 다투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슈마허에게 영광이 돌아갔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는 7, 2, 5위. 다소 주춤거린 3년을 보낸 키미는 2007년 슈마허가 떠난 페라리의 남은 자리로 옮기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페라리에서의 첫 해는 밝게 빛났다. 붉은색 오버롤을 입고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한 뒤 시즌 총 6승을 기록하면서 F1 데뷔 7년 만에 드라이버즈 타이틀을 차지한 것이다. 맥라렌의 신성으로 떠오르던 루이스 해밀턴과의 점수 차이는 겨우 1점. 브라질 인터라고스 표창대에서 아이스맨은 모처럼 밝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후 맥라렌과 브라운GP에 밀려 주춤거린 키미는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로 잠시 자리를 옮겨 또 다른 삶을 살았다. 그러나 얼음처럼 차가운 얼굴 뒤에 가려진 강인한 승부 근성으로 무장한 키미는 올해 다시 그랑프리 팬들 앞으로 돌아왔다.

자우버, 맥라렌, 페라리에 이어 키미 라이코넨을 불러들인 팀은 로터스. 2년 계약 첫 시즌 출발은 예상보다 좋은 편이다. 2012 F1 6전 모나코 그랑프리까지의 성적은 드라이버즈 6위. 중국 상하이 서킷을 제외한 모든 그랑프리에서 포인트를 따내며 예상보다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캐나다 GP를 앞둔 시점에서 시즌 초보다 더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키미가 포디엄 정상에 설 수 있을까? 현재까지 드러난 전력으로 볼 때 로터스와 키미에게 흐르는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키미 라이코넨

국적 핀란드

생년월일 1979년 10월 17일

F1 데뷔 2001년 호주 그랑프리

그랑프리 출전 163GP

챔피언십 포인트 630점

우승 18승

폴포지션 16회

포디엄 64회

드라이버즈 챔피언 2007

※ 2012 F1 모나코 GP까지

박기현 기자 gokh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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