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토 말도나도가 주연으로 등장한 스페인 영화 ‘카탈루냐그랑프리’는 개봉 이틀 만에 세계 F1 팬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드라마틱한 예선에서는 루이스 해밀턴이 조연으로 출연해 분위기를 띄웠고, 1시간 40분짜리 본 영화에는 시작부터 끝까지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는 내용이 가득 담긴 결과다.
화려한 조연들도 ‘카탈루냐 그랑프리’가 대성황을 이루는데 크게 기여했다. 월드 챔피언 출신이 아니면 애초부터 조연으로 발탁될 수 없을 정도. 초반에는 일곱 차례나 F1 타이틀을 휩쓴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가 등장해 브루노 세나와의 리타이어 신을 멋지게 소화했고, 종반으로 들어서는 더블 조연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와 키미 라이코넨(로터스)을 띄워 흥행몰이에 불을 지폈다.
2년 연속 그랑프리 정상에 오른 세바스찬 베텔(레드 불), 맥라렌의 챔피언 듀오 루이스 해밀턴과 젠슨 버튼이 간간히 화면에 비칠 정도라면 상식과 예상을 파괴한 이 영화의 각본은 그랑프리 팬들의 머릿속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 분명하다.
페르난도 알론소, 베텔과 함께 드라이버즈 공동 선두
지난해 데뷔해 이제 겨우 24GP에 출전한 파스토 말도나도(윌리엄즈). 단 한 번의 승리로 깜짝 스타의 반열에 오른 말도나도는 올해 F1 판도변화를 여실히 드러낸 드라이버로 손색이 없다. 5개 GP 연속 포디엄 정상 주자를 바꾼 2012 F1의 흐름이 스페인에서도 재현되었기 때문이다.
이전에 열린 4전과 다른 점이라면 선두권에서 밀려난 윌리엄즈가 다시 등장했다는 것. 자크 빌르너브가 활약한 1997년 이후 컨스트럭터즈 우승과 담을 쌓은 윌리엄즈는 페라리와 맥라렌, 르노, 그리고 레드 불의 그늘에 가려 F1 명가의 자존심을 구기고 있었다.
가장 최근에 우승한 그랑프리는 2004년 브라질(드라이버는 후앙 파블로 몬토야). 10년 가까이 선두권에서 밀려난 윌리엄즈 팀에 희망마저 보이지 않았지만, 변화의 파고가 높게 몰아친 올해 드디어 감동의 우승컵을 거머쥐는 영광을 안았다.
카탈루냐 피니시라인을 제일 먼저 가른 말도나도가 결코 잊지 못할 스페인 그랑프리는 팀 대표 윌리엄즈 경에게도 색다른 감회를 전해줄 것이다. 2012 F1 20GP 중 1전에 불과하지만, 파스토 말도나도의 카탈루냐 우승은 진한 여운을 남길 듯하다. 물론 추월이 어려운 카탈루냐 서킷에서 일어난 일회성 반전일 수도 있지만, F1에서의 1승이 갖는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무젤로 테스트 이후 처음 열린 스페인 그랑프리에서 페르난도 알론소와 키미 라이코넨도 값진 성과를 거두었다. 이번 2위로 알론소는 세바스찬 베텔과 함께 드라이버즈 공동 1위에 올랐고, 라이코넨은 2개 GP 연속 포디엄을 밟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로터스 팀 신예 로망 그로장의 활약도 간과할 수 없다. 말도나도의 고공비행에 가려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5전 현재 드라이버즈 8위는 대단한 평가를 받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예선에서도 줄곧 좋은 기록을 내고 있어 발전 가능성이 높게 평가된다.
루이스 역시 챔피언 출신다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스페인 그랑프리를 마친 현재 루이스와 맥라렌의 전적은 컨스트럭터즈 선두 레드 불에게 가장 위협적인 수준. 떠오르는 로터스, 반전을 노리는 페라리와 메르세데스와의 시리즈 전반 격돌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페인 5위 카무이 고바야시(자우버), 그리고 10위를 기록한 니코 휠켄베르크(포스 인디아)도 이번 그랑프리에서 역주를 펼쳤다.
2012 F1 제5전 스페인 그랑프리 결승 결과
순위 |
드라이버/국적 |
팀/엔진 |
기록 |
1 |
파스토 말도나도/베네수엘라 |
윌리엄즈/르노 |
1시간 39분 09.145초 |
2 |
페르난도 알론소/스페인 |
페라리/페라리 |
+3.195초 |
3 |
키미 라이코넨/핀란드 |
로터스/르노 |
+3.884초 |
4 |
로망 그로장/프랑스 |
로터스/르노 |
+14.799초 |
5 |
카무이 고바야시/일본 |
자우버/페라리 |
+1분 04.641초 |
6 |
세바스찬 베텔/독일 |
레드 불/르노 |
+1분 07.576초 |
7 |
니코 로스베르크/독일 |
메르세데스/메르세데스 |
+1분 17.919초 |
8 |
루이스 해밀턴/영국 |
맥라렌/메르세데스 |
+1분 18.140초 |
9 |
젠슨 버튼/영국 |
맥라렌/메르세데스 |
+1분 25.246초 |
10 |
니코 휠켄베르크/독일 |
포스 인디아/메르세데스 |
1랩 뒤짐 |
※ 5월 13일, 스페인 카탈루냐 서킷=4.655km, 66랩=307.230km
※ 패스티스트랩 : 로망 그로장=1분 26.250초(53랩)
※ 2위 이하의 기록은 1위와의 시간차
박기현(allen@trackside.co.kr),사진/LAT Photo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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