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이노션이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 챔피언십에 신형 제네시스 투입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프로모터 이노션의 당면과제인 모터스포츠의 대중화를 꾀함과 동시에 내수시장 판매 저하에 따른 현대·기아차의 홍보 전략으로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모터스포츠와 자동차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KSF 주관사인 이노션은 KSF 내 새로운 클래스를 추가를 타진하고 있다. 아직 추가되는 차종과 투입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신형 제네시스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최근 모터스포츠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상대 현대차 국내마케팅실 이사는 모터스포츠 벤치마킹을 위해 올해 직접 발품을 팔고 있다. 현대차가 후원하고 있는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을 벗어나 CJ슈퍼레이스 중국경기와 한중모터스포츠 페스티벌이 개최된 장소에 직접 찾았다.
이곳에서 국내 모터스포츠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대회 차종 및 모터스포츠의 방향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향후 국내시장에서 수입차와의 경쟁에서 현대차가 수입차에 뒤지지 않는 성능과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는 해답은 모터스포츠라고 판단.
그룹 차원에서 대대적인 모터스포츠에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이야기다. 또한 지난 7월 송도에서 문화와 자동차의 만남으로 치러진 ‘현대모터페스티벌’ 개최건은 앞으로 현대차가 보여줄 모터스포츠 청사진 중 일부다.
그 동안 KSF는 현대차 ‘제네시스 쿠페’를 메인 클래스로 준중형 아반테, 벨로스터, 기아차 포르테 쿠페 클래스로 운영하고 있다. KSF는 출범 4년을 맞이했다. 국내 모터스포츠 대중화를 목표로 내걸고 지난 2011년부터 달려온 KSF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대내외적으로 제네시스 쿠페 클래스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제네시스 쿠페에 대한 관심저하에도 우려가 높다.
현대차 제네시스 쿠페는 지난 2008년 프리미엄 스포츠카로 출시됐다. 벌써 7년째다. 기존 중형세단인 제네시스의 풀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 차량이다. 제네시스 쿠페는 국내 모터스포츠의 한 획을 그은 차량이다. 국내 완성차 최초로 후륜구동 방식을 채택하여 국내 자동차 문화에 기여한 바가 크다.
하지만 이후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 할 뿐 이렇다할 대항마를 내놓고 있지 않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들의 스포츠카 및 스포츠 세단 출시에 비하면 뒤떨어지는 행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모터스포츠 업계에서는 지난 연말부터 현대차 중형세단 신형 제네시스가 KSF 새 클래스로 추가된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이유는 지난 연말 KSF 연말 시상식에서 2016년 신형 제네시스를 이용한 세계 레이스 진출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모터스포츠에 선보일 신차 부재인 상황에서 이노션과 현대차 입장에서는 신형 제네시스를 경주차 고려 대상으로 충분하다는 의견도 설득력 있다.
하지만 이에 한 모터스포츠 관계자는 차량의 포지셔닝과 모터스포츠 팀의 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했을 때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반응이다. 경제적인 여건 때문이다. 4000만원이 넘는 신형 제네시스의 가격과 제원이 모터스포츠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대차는 당초 내년 콘셉트카 ‘HND-9’을 기반으로 하는 제네시스 쿠페 후속 모델을 런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내수시장의 부진으로 시장 점유율에 비상이 걸린 상황과 지난해 연말부터 신형 제네시스를 필두로 그랜저 디젤과 오는 10월에 런칭할 세단 아슬란까지 안방시장 방어를 위한 세단형 차량의 출시가 제네시스 쿠페 후속모델 출시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 조기 출시설
현대차는 올해 해외시장의 전략적인 마케팅 계획 일환으로 ‘월드랠리챔피언십(WRC)’ 출전과 자사 고성능 브랜드 ‘N’의 런칭을 알렸다. 고성능 브랜드 ‘N’은 글로벌 브랜드 기술 메카로 발돋움하는 역할을 담당할 현대차 ‘남양 연구소(Namyang R&D Center)’를 모티브로 한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다.
N브랜드에서 국내 모터스포츠에 출시될 가장 유력한 모델은 1600cc, 2000cc 터보 차종으로 꼽히고 있다. 이는 현대차와 함께 WRC에 참가하고 있는 폭스바겐 폴로 R WRC 모델이 1.6리터 직렬 4기통 터보엔진을 장착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미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폭스바겐과의 경쟁을 예고 했으며 폭스바겐과 비슷한 포지셔닝의 차량을 출시한다면 바로 경쟁에 투입될 수도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지난달 22일부터 24일(현지시간)까지 열린 ‘2014 월드랠리챔피언십’ 독일 랠리에서 출전 최초로 포디엄 정상에 올랐다. 경이로운 기록이다. 더욱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유럽 본고장 독일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은 현대차의 대외적인 신임도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고성능 브랜드 ‘N’ 조기 출시 검토설에 탄력을 받고 있다. 이에 이노션 내부에서도 여러 각도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수 자동차 브랜드들이 모터스포츠에 공을 들이고 있는 시장 상황에서 글로벌 톱 브랜드로서 현대차가 고성능 브랜드의 런칭을 주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의 비약적인 성장에는 대중적인 차량의 출시와 내수시장 소비자들의 힘이 시너지를 발휘했다. 이에 현대차는 브랜드의 인지도 상승과 함께 수입차 시장에 빼앗기고 있는 고성능 차량 시장은 탈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현대차가 한국 자동차 메이커로 세계 유수 자동차 브랜드의 각축장인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서 우승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KSF 클래스 추가에 대한 부분은 다각도로 고려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해 KSF에 클래스 추가에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글/사진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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