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드라이버 카를로스 사인츠가 멕시코 시티 그랑프리 결승에서 귀중한 결실을 맺었다. 2005년, F1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에 2승 트로피를 차지한 것이다. 2, 3위는 랜도 노리스와 샤를 르클레르. 이에 따라 페라리는 호주, 모나코, 미국 그랑프리에 이어 올해 네 번째 더블 포디엄을 완성했다.
더블 포디엄 페라리, 컨스트럭터즈 2위로 도약
2024 F1은 시즌 초반의 예상을 크게 비켜선 모습이다. 레드불과 맥스 페르스타펜의 독주 체제가 무너지고, 맥라렌, 페라리, 메르세데스 드라이버들이 우승컵을 나눠 갖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는 11라운드 오스트리아 그랑프리부터 확연하게 드러났다. 이전까지는 7승을 거둔 페르스타펜의 강세가 두드러졌지만, 이후 조지 러셀, 루이스 해밀턴, 오스카 피아스트리, 노리스, 르클레르와 사인츠가 다승 반열에 올라서며 판세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오토드로모 에르마노스 로드리게스 서킷 71랩을 달려 순위를 겨룬 멕시코 시티 그랑프리에서는 페라리 사인츠의 역주가 돋보였다. 폴포지션에 출발한 사인츠는 오프닝랩에서 페르스타펜에게 선두 자리를 빼앗겼지만, 9랩째 다시 레이스 대열 리더로 복귀한 뒤 우승 질주를 선보였다.
2위로 떨어진 페르스타펜은 노리스와의 접전 과정에서 일어난 두 차례 10초 페널티에 발목이 잡혔다. 4위를 유지하던 르클레르에게는 행운이 따랐다. 타이틀 라이벌 페르스타펜과 노리스의 빈틈을 비집고 단숨에 2위로 점프한 것.
26랩을 마치고 피트로 들어가 24초를 보낸 페르스타펜은 15위까지 밀렸다. 원스톱 이후 재편성된 선두그룹은 사인츠, 르클레르, 노리스, 러셀, 해밀턴. 연이은 강공을 펼치며 가파르게 순위를 당긴 페르스타펜은 하스 듀오를 제치고 6위권에 진입했다.
결승 종반 63랩째에는 2, 3위 주자가 바뀌었다. 에르마노스 로드리게스 서킷 마지막 턴17을 빠져나온 르클레르가 한 차례 흔들리며 트랙을 벗어난 것이 주요 원인. 그 사이, 뒤따르던 노리스가 2위로 올라섰다.
여기에서 완성된 톱3 순위는 피니시 체커기가 발령될 때까지 바뀌지 않았다. 멕시코 시티 그랑프리를 석권한 사인츠가 F1 통산 4승, 호주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고, 노리스와 르클레르가 포디엄의 주인공으로 조명을 받았다.
66랩째, 팀 동료 러셀을 제친 해밀턴이 4위. 페르스타펜은 6위로 피니시라인을 갈랐고, 예선을 구긴 피아스트리의 추월전은 8위로 마무리 되었다. 이밖에 케빈 마그누센과 니코 휠켄베르크는 하스 더블 포인트를 합작했고, 알핀 피에르 개슬리에게는 10위 성적표가 돌아갔다.
페라리 원투를 놓친 르클레르는 소프트 타이어를 신고 나온 71랩째 패스티스트랩을 기록하며 보너스 포인트 1점을 가져갔다. 한편, 400번째 엔트리, 397번째 F1 결승을 치른 페르난도 알론소는 브레이크 계통 트러블로 리타이어했다.
시리즈 종반 4라운드를 남겨둔 현재 드라이버즈 랭킹은 페르스타펜(362점), 노리스(315점), 르클레르(291점), 피아스트리(251점), 사인츠(240점)가 1~5위. 1, 2위 점수 차이는 47점으로 좁혀졌다.
컨스트럭터즈 챔피언십 순위는 맥라렌(566점), 페라리(537점), 레드불(512점)이 1~3위. 멕시코 시티에서 41점을 추가한 페라리가 흔들리는 레드불을 3위로 밀어냈다.
박기현 기자 l 사진 페라리 F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