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샤를 르클레르가 몬자 서킷을 ‘티포시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라이벌 팀의 예상을 벗어난 원스톱 전략을 앞세워 이탈리아 그랑프리 우승컵을 차지한 덕분이다.
르클레르의 우승을 점치기는 어려웠다. 올해 후반부터 한층 강화된 팀 전력을 발휘하고 있는 맥라렌과 메르세데스 드라이버들이 1~3그리드에 포진해 결승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프닝랩에서 2위로 점프한 르클레르는 3위로 떨어진 랜도 노리스를 거느리고 힘찬 주행을 이어갔고, 피트스톱 이후에는 뛰어난 타이어 관리능력을 보여주며 마침내 레이스 대열 리더로 나섰다.
포디엄 라이벌 맥라렌 듀오의 막판 공세는 르클레르의 쾌속질주에 걸림돌이 될 수 없었다. 특히, 새 하드 타이어를 장착한 오스카 피아스트리가 추격의 불씨를 지폈지만, 피니시 체커기가 발령될 때까지 꾸준한 랩타임을 기록한 르클레르는 이탈리아 그랑프리 주인공다운 역주를 펼쳤다.
르클레르의 이탈리아 그랑프리 우승은 2019 시즌에 이어 두 번째. 그의 활약에 힘입은 페라리는 F1 팀 중 유일하게 몬자 서킷 20승 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올해 남아 있는 그랑프리는 8라운드. 16라운드까지 3승, 13회 포디엄 피니시를 작성한 페라리(407점)는 컨스트럭터즈 3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레드불(446점)과의 격차는 이제 39점. 스텝이 꼬인 레드불, 가파른 상승세를 자랑하는 맥라렌(438점)과 메르세데스(292점)와의 경쟁은 2024 F1 종반의 재미를 배가시켜 줄 것으로 전망된다.
드라이버즈 챔피언십 타이틀 쟁탈전 역시 올 시즌 전반과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1, 2위 맥스 페르스타펜(303점)과 랜도 노리스(241점)의 점수 차이는 62점. 10라운드 스페인 그랑프리 이후 포디엄 정상에서 멀어진 페르스타펜이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그의 타이틀 수성작전은 현재 난관에 빠져 있다.
박기현 기자 l 사진 페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