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이노션이 주관하고 현대기아자동차 외 8개사가 후원한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KSF)이 2012 시리즈 7전(아반떼 챌린지/포르테 쿱 챌린지는 5전)을 마무리지었다. 지난해 출범한 이 대회는 프로와 아마추어 자동차경주를 아우른 원메이크 레이스. 국내 모터스포츠 대중화를 목표로 내걸고 2년을 달려온 KSF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챔피언십과 더불어 우리나라 모터스포츠 이벤트를 리드하는 핵심 무대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데 따른 분석이다.
현대기아자동차, 한국타이어와 같은 후원사들의 지원은 KSF의 든든한 성장 동력 가운데 하나로 꼽을 만하다. 여기에 더해 한국쉘, 현대모비스, 현대해상, 현대글로비스는 물론 성우오토모티브와 서한의 합류 역시 KSF가 순항할 수 있는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타 대회에 없는 레이싱 시리즈 운영도 빼놓을 수 없는 흥행 카드. 쏠라이트 인디고, 아트라스BX, 인제오토피아, DM 레이싱 등 국내 정상급 레이싱팀 다수가 제네시스 쿠페 챔피언십에 출전해 화끈한 순위 공방을 벌인 덕분이다. 국내 자동차경주 사상 최고 수준에 해당하는 상금은 프로 레이싱팀과 아마추어 드라이버들의 참여를 독려하는데 한 몫을 차지했다. 2012년 기준으로 약 3억원 규모의 상금은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수준이기 때문이다.
개성 있는 이벤트를 자동차경주와 연계한 프로모터의 노력도 간과할 수 없는 부문이다. KSF 주관사 이노션은 매 라운드마다 색다른 이벤트를 진행해 모터스포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했다는 평이다. 인기 개그맨과 가수, 프로골퍼 김하늘 초청, 현대자동차 3개 차종 간 이색 스피드 대결 등이 좋은 본보기다.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레이싱과 드라이빙스쿨을 접목한 KSF 드라이빙 아카데미도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KSF의 대외적인 성장 이면에 가려진 운영상 허점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우선 시리즈 2전도중 드러난 진행 미숙은 적지 않은 불협화음을 낳았다.제네시스 쿠페 챔피언십 2차 예선(코리아랩) 진출자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해 일부 레이싱팀에 혼선을 전한 것이다.
이와 같은 실수는 시리즈 종반에 다시 한 번 더 일어났다. 프레스센터에 게시된 1차 예선 기록이 정확하게 공지되지 않은 것. 이 점을 추최측에전달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틀림없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어렵게 반영되어 2전 때와 같은 실수가 되풀이되지 않았다.
일관성이 떨어지는 규정 적용 또한 짚고 넘어가야할 내용이다. 드라이버들의 ‘와이드 런’과 관련된 것으로, 올해 몇몇 레이스에서 이 규정은 일관되게 적용되지 못했다. 실제 레이스에서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공정한 경기를 운영해야할 주최측의 진중한 반성이 필요한 대목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일부 운영규정 손질도 시급해 보인다. 예를 들어 2012 시즌에 신설된 ‘쉘 팀 챔피언십’ 포인트 및 상금이 운영규정에 명확하게 게재되어 있지 않다. 이와 관련된 홈페이지 운영도 마찬가지. 주최측이 공지한 드라이버 및 팀 챔피언십 포인트는 신뢰하기 곤란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주최측이 신설한 챔피언십 타이틀에 대한 적극적인 알리기가 부족한 부분 역시 숙제로 남아 있다.
미디어 운영 면에서도 또 다른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리즈 최종전 도중 일어난 주최측과 일부 미디어 사이의 갈등을 복기하면 프로모터와 경기위원회 사이의 엇박자 장단을 읽을 수 있다. 프로모터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미디어와 미디어셔틀을 경기위원회가 신뢰하지 않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 일은 취재 중인 몇몇 기자와 미디어셔틀을 강제로 철수시키는 사태로 번졌다. 국내 자동차경주 사상 처음 일어난 일이다.
이 같은 문제는 주최측의 부실한 미디어 운영 매뉴얼이 발단이다. 여기에 경기위원회의 다소 권위적인 자세가 더해져 프로모터의 전반적인 신뢰도 하락을 부추기는 일로 이어졌다. 대회 홍보를 중요하게 고려해야할 프로모터 입장은 십분 이해하지만, 분명한 개선점을 찾아야할 시점이다.
아마추어 레이스 활성화 성적표에도 물음표가 붙는다. 국내 모터스포츠 대중화를 주요 타깃으로 내건 주최측의 바람과 다소 동떨어진 흐름이 재현된데 따른 평가다. 물론 짧은 기간 동안 이루기 어려운 사안임을 부인하기는 어렵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이벤트에 치중하기보다 실제 모터스포츠 이벤트를 풍요롭게 살찌울 수 있는 방안을 비중 있게 추진하는 것이 더 미래지향적이라는 생각이다.
시리즈 출범 2년 만에 의미 깊은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가볍지 않고, 산적한 과제 또한 적지 않지만, 단기간에 국내 자동차경주 중심 무대로 진출한 저력을 지속적으로 발휘한다면 지난 2년 동안 쌓은 노하우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을 주관하는 이노션 측은 시리즈 최종전을 치른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2013년 발전 방향 일부를 내놓았다. 여기에는 ‘내연의 심화와 신 성장동력 발굴’이 키포인트로 제시되어 있다. (주)이노션 한규형 콘텐츠전략본부장은 “KSF는 내실을 다지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준비하고자 한다”면서 “모터스포츠 대중화, 공익사업 연결 등을 통해 대중에게 밀착할 수 있도록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2 시즌 리뷰]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KSF)
① 제네시스 쿠페챔피언십 드라이버 부문
② 제네시스 쿠페쉘 팀 챔피언십 부문
③ 2012 시리즈, 운영 성적표
박기현(allen@trackside.co.kr), 사진/K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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