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을 리드하는 슈퍼6000 클래스에서 우승컵을 든 드라이버는 20명.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출전한 96명 중에서 20.8%에 해당하는 선수들이 슈퍼6000 통산 88전 우승컵을 나눠가졌다. 2020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슈퍼6000 잠정 엔트리 중 우승 경력을 갖춘 드라이버는 10여 명. 열전 퍼레이드를 팬들에게 선사한 뒤 포디엄 정상을 밟은 이들의 첫 우승 무대를 되돌아본다. 야나기다 마사타카는 슈퍼6000 데뷔 해에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일본 슈퍼GT GT300, GT500 챔피언 출신 야나기다 마사타카(아트라스비엑스 모터스포츠)는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줄곧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슈퍼6000 클래스에 참가해 남다른 경쟁력을 입증한 결과다.
슈퍼6000 데뷔해 성적은 드라이버즈 3위. 조항우, 이데 유지와 더불어 톱3에 진출한 야나기다 마사타카는 이듬해 2위로 도약했고, 2019 시즌에도 선두그룹 6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맹활약을 계속했다.
화려한 레이싱 커리어에서 배어나오는 노련미를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에서 펼쳐 보인 야나기다 마사타카의 슈퍼6000 첫 승 무대는 2017 슈퍼6000 5라운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개막전 4위로 연착륙을 알린데 이어 인제 스피디움 나이트 레이스에서 포디엄 정상에 올라갔다.
인제 스피디움 첫 경주 예선 3위, 결승 1위
2017년 8월 12일 토요일. 슈퍼레이스 슈퍼6000 5라운드 1차 예선에서 야나기다 마사타카는 1분 37.100초 기록으로 20명 중 1위에 랭크되었다. 2위 정의철보다 0.042초 빠른 랩타임. 슈퍼6000 출전 이후 처음으로 1차 예선 1위에 들었지만, 2차 예선에서는 3위를 기록하며 폴포지션을 놓쳤다.
결승 그리드 1열 주자는 나이트 레이스에 강한 면모를 보인 정의철과 정연일. 이들 뒤에는 야나기다 마사타카, 팀 베르그마이스터, 아오키 타카유키, 사가구치 료헤, 이데 유지 등 해외 선수가 줄지어 포진했고, 김동은과 조항우, 최명길이 예선 톱10을 마무리 지었다.
나이트 레이스 2연승에 도전하는 정의철이 폴포지션을 차지한 가운데 시작된 인제 스피디움 24랩 결승은 순조롭게 풀리지 않았다. 오프닝랩에서 사가구치 료헤, 조항우, 황진우, 류시원이 다중 충돌사고에 휘말리면서 정상 운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었다.
1랩을 마치기 전에 4명이 리타이어한 결승은 적기 중단 이후 20랩으로 재편되었다. 속개된 레이스 초반에는 정의철과 정연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야나기다 마사타카, 아오키 타카유키, 이데 유지도 상위권. 나이트 레이스 특유의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서킷에서는 선두그룹 드라이버들의 팽팽한 순위 경쟁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폴시터 정의철과 첫 승 사냥에 나선 정연일의 맞대결이 나이트 레이스 현장을 찾아온 팬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했다. 그러나 두 선수의 불꽃 대결은 쓰라린 상처를 남긴 채 막을 내렸다. 경주차 접촉사고의 여파로 트랙을 벗어나면서 정연일 2위, 정의철은 3위로 구른 결과다.
그 사이 야나기다 마사타카가 레이스 대열 리더의 자리를 넘겨받았다. 1, 2위 경쟁을 지켜보며 차분하게 예선 순위를 유지하다 한 순간 다가온 행운을 움켜쥐고 쾌속질주를 이어간 덕분이다. 이후 결승은 야나기다 마사타카에게 탄탄대로. 파손된 경주차를 추스른 정연일이 따라붙었지만, 이미 기울어진 무게 추를 되돌리기는 어려웠다.
인제 스피디움 20랩을 달린 야나기다 마사타카의 기록은 34.39.716초. 정연일보다 4.476초 빠르게 피니시라인을 통과한 그에게 슈퍼6000 첫 우승 체커기가 발령되었다. 3위 포디엄 드라이버는 김동은. 잠정 3위 이데 유지는 김동은과의 충돌 사고에 따른 1.5초 가산 페널티를 받고 4위로 밀려났다. 이밖에 3위를 기대하며 전력을 다한 정의철은 종반에 일어난 백마커와의 접촉사고 이후 15위로 추락했다.
나이트 레이스에서 슈퍼6000 첫 승을 챙긴 야나기다 마사타카는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슈퍼6000 6라운드 예선과 결승을 주름잡고 2연승을 거두었다. 3년 동안의 통산 기록은 25전, 3승, 1PP, 10회 포디엄. 25전 예선과 결승 중 22전에서 10위권에 든 야나기다 마사타카는 2017년 4월 데뷔전부터 2019 시리즈 4라운드까지 20경주 연속 완주 기록도 세웠다.
매년 챔피언 후보로 꼽혀온 그의 2020 시리즈는? 4년 연속 아트라스비엑스 모터스포츠 경주차를 타게 된 야나기다 마사타카는 올해도 챔피언십 경쟁에 가세해 관록파 드라이버의 실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야나기다 마사타카 첫 우승 기록
팀 : 아트라스비엑스 레이싱
날짜 : 2017년 8월 12일
서킷 : 인제 스피디움 / 3.908km
예선 : 3위, 랩타임 1분 36.523초
결승 : 34분 39.716초(20랩)
박기현 기자(gokh3@naver.com), 사진/슈퍼레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