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이 시작되기 전에 만난 그의 표정에서는 여유가 흘렀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을 터였다. 팀 동료 정연일이 폴로지션을 차지해 다소의 부담을 덜 수 있다고는 해도, 핸디캡웨이트 60kg을 얹고도 그 앞에 포진한 이재우를 공략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테니….
게다가 일요일 오전부터 내린 비는 더욱 곤혹스러운 일이었다. 제네시스 쿠페 터보 경주차에 대한 테이터가 충분히 축적된 상태가 아니어서 엑스타 GT 클래스 3전 결승은 그에게 부담스러운 일전을 예고했다.
그러나 약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엑스타 GT 결승이 시작되자 ‘챔피언 출신’ 유경욱은 드라이버 본연의 냉정을 차갑게 꺼내들었다. 그의 눈앞에서 펼쳐진 선두권 드라이버의 혈전은 이미 우승을 맛본 드라이버에게 놓칠 수 없는 추월 기회. 선두 1, 2위가 흘린 정곡을 예리하게 공략한 유경욱은 어느새 엑스타 GT 경주차 대열을 리드하고 있었다.
결승 출발 이전의 냉정을 레이스 종료 순간까지 차분하게 이어간 유경욱이 피니시라인을 지나치자 윤원일 치프 미캐닉을 비롯한 EXR 팀106 스태프들이 피트월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축하 메시지를 건네고 있다.
박기현(allen@trackside.co.kr),사진/슈퍼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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