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F1 그랑프리는 어느 해보다 어려운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비드19)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시리즈 초반 4라운드가 줄줄이 취소, 또는 연기되었기 때문이다.
당초 계획된 일정은 22라운드. 그러나 3월 15일 오스트레일리아부터 11월 29일 아부다비까지 촘촘하게 짜인 2020 F1 그랑프리 캘린더는 개막 이전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첫 파열음이 일어난 곳은 중국 그랑프리. 4월 17~19일로 배정된 중국 그랑프리는 우한 폐렴에 직격탄을 맞고 일찌감치 잠정 연기되었다.
올 시즌 개막전 오스트레일리아 그랑프리는 예정대로 운영될 듯했다. 국제자동차경주연맹(FIA)과 FI,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 그랑프리 운영사(AGPC)가 강행 의지를 확고히 드러낸 까닭이다.
이에 따라 각 팀 선수단과 스태프, 화물 등이 멜버른 앨버트파크 서킷에 도착했지만, 연습주행에 앞서 맥라렌 스태프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이후 맥라렌 팀이 먼저 철수를 발표했고, FIA와 F1, AGPC는 오스트레일리아 그랑프리 취소를 공식적으로 확정지었다.
▲ 관중 없이 치를 예정이던 바레인 그랑프리가 연기되었다
▲ 베트남 그랑프리 창설전도 잠정 연기되었다.사진은 하노이 스트리트 서킷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개막전 취소는 물론 관중 없이 치를 예정이었던 바레인 그랑프리도 연기되었고, 4월 3~5일의 베트남 그랑프리 창설전도 이 같은 흐름을 비껴갈 수 없었다. 이에 대해 F1 CEO 체이스 캐리는 “챔피언십에 참가하는 모든 이들과 팬들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전제 아래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잠정 연기된 중국 그랑프리 다음 일정은 백투백 레이스로 계획된 네덜란드와 스페인 그랑프리. 5월 24일 모나코 그랑프리 뒤에는 아제르바이잔, 캐나다, 프랑스 그랑프리가 6월말까지 2020 F1 10라운드 캘린더에 올라가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상황에 비춰볼 때 올해 F1 전반의 흐름은 낙관하기 어렵다. FIA와 F1의 ‘5월말을 전후해 시리즈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아서다. 오스트레일리아 그랑프리 취소 결정 이후 F1과 FIA는 공동 발표문을 통해 “바레인과 베트남 그랑프리 프로모터, 현지 보건담당부서와 긴밀하게 상황을 모니터링하겠다. 연기된 그랑프리 대체 일정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박기현 기자(allen@trackside.co.kr), 사진/피렐리타이어, 베트남 GP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