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F1 개막전 호주 그랑프리 그리드에 나선 드라이버 라인업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났다. 케이터햄이 빠진 10개 팀 중 6개 팀이 라인업을 변경하고 시리즈 20라운드에 출전했다.
우선 메르세데스, 윌리엄즈, 포스 인디아, 로터스 등 네 팀은 2014 라인업을 그대로 유지한다. 지난해 더블 타이틀을 거머쥔 메르세데스는 6년 만에 개인통산 두 번째 월드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한 루이스 해밀턴과 2015년을 함께 한다. 루이스 해밀턴의 팀 동료는 올해도 니코 로스베르크. 2006년 윌리엄즈에서 F1에 데뷔한 니코 로스베르크는 2010년부터 6년째 메르세데스 드라이버로 활동하게 된다.
페라리를 제치고 2014 컨스트럭터 3위를 기록한 윌리엄즈도 발테리 보타스와 펠리페 마사 듀오를 2년 연속 출전시킨다. 1990년대 F1에서 다섯 차례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한 윌리엄즈는 최근 5년 동안 중상위권에 머물렀지만, 경험이 풍부한 펠리페 마사와 발테리 보타스 라인업으로 눈에 띄는 성적을 올렸다.
니코 휠켄베르크와 세르지오 페레즈 듀오도 2년 연속 포스 인디아 경주차를 타게 된다. 아울러 하위권으로 밀려났지만, 로망 그로장과 파스토 말도나도로 구성된 로터스의 드라이버 진용도 바뀌지 않았다.
1.6 터보 엔진 시대로 접어들면서 독주체제를 마감한 레드불은 일찌감치 팀 에이스 세바스찬 베텔과의 결별을 알렸다. 2010~2013 F1에서 양대 타이틀을 석권한 레드불은 6년 동안 함께 한 세바스찬 베텔이 빠져 나간 자리에 토로 로소의 루키, 다닐 크비야트를 불러들였다.
1994년생 다닐 크비야트는 고속성장을 거듭한 대표 주자. 포뮬러 BMW 유럽, 포뮬러 르노 2.0, GP3 등을 거치며 빠르게 성장한 크비야트는 2014 F1 호주 그랑프리를 통해 F1에 데뷔했고, 1년 만에 레드불 팀 라인업에 합류하는 이변의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다닐 크비야트의 팀 동료는 다니엘 리카르도. 2014 토로 로소 팀 F1 시트를 다닐 크비야트에게 물려주고 레드불 경주차로 갈아탄 다니엘 리카르도는 세바스찬 베텔이 떠난 팀에서 퍼스트 드라이버 역할을 맡게 된다.
페라리 라인업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월드 챔피언 출신 페르난도 알론소가 팀을 떠난 대신 세바스찬 베텔을 영입한 것이다. 세바스찬 베텔의 페라리 이적은 당연한 수순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해 레드불에서 4년 연속 챔피언의 자존심에 손상을 입은 베텔은 F1 명가 페라리에서 다시 한 번 드라이버즈 타이틀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2007년 챔피언 키미 라이코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페라리 경주차를 운전한다. 페라리에서 3년(2007~2009)을 보낸 뒤 로터스를 거쳐 다시 페라리로 돌아간 키미 라이코넨의 2014 성적은 드라이버즈 12위. 많은 팬들의 예상과 달리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라이코넨은 세바스찬 베텔과 함께 2015 페라리호를 이끌게 되었다.
맥라렌 라인업도 페라리와 같이 챔피언 듀오로 꾸려졌다. 2007년 이후 ‘다시는 맥라렌 문턱을 넘지 않을 것’ 같았던 페르난도 알론소가 혼다와 짝을 이룬 맥라렌으로 돌아갔고, 드라이버 은퇴설까지 거론된 젠슨 버튼은 힘겹게 자리를 지켜냈다. 알론소와 함께 2015 맥라렌 멤버로 떠올랐던 케빈 마그누센은 팀 테스트와 리저브 드라이버 역할을 맡는다.
F1 최하위 팀으로 추락한 자우버는 드라이버 2명을 모두 교체했다. 애드리안 수틸과 에스테반 구티에레즈 대신 마커스 에릭슨과 펠리페 나스르를 불러들인 것. 지난 1년 동안 케이터햄 드라이버로 출전한 마커스 에릭슨이 윌리엄즈에서 금요일 연습주행에 참여한 펠리페 나스르와 한 배를 타게 되었다. 자우버의 새로운 라인업은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풀이된다.
토로 로소의 2015 드라이버 라인업은 매우 이채롭다. 17세 맥스 페르스타펜(네덜란드, 1997년 9월 30일생)과 20세 카를로스 사인츠 주니어(스페인, 1994년 9월 1일 생)를 기용한 것이다. 맥스 페르스타펜은 이전 F1 드라이버, 요 페르스타펜의 아들, 그리고 사인츠 주니어는 WRC 챔피언 출신 카를로스 사인츠의 아들로 잘 알려진 차세대 유망주다.
지난해 유러피언 F3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3위에 오른 맥스 페르스타펜은 역대 F1 최연소 드라이버 기록(이전까지는 하이메 알게수아리의 19세 125일)을 갈아치우며 토로 로소 시트를 차지했고, 케빈 마그누센의 뒤를 이어 2014 포뮬러 르노 3.5 시리즈 챔피언 트로피를 거머쥔 카를로스 사인츠 주니어도 일찌감치 가능성을 인정받고 F1 무대에 진출한다.
반면 에스테반 구티에레즈, 애드리안 수틸, 장 에릭 베르뉴, 케빈 마그누센, 카무이 고바야시는 F1 시트를 잃었다. 에스테반 구티에레즈와 장 에릭 베르뉴는 페라리 테스트 드라이버로 자리를 옮겼고, 젠슨 버튼에 밀린 케빈 마그누센은 맥라렌을 떠나지 않고 테스트 드라이버로 활약한다. 이밖에 케이터햄을 떠난 카무이 고바야시는 자국 일본으로 돌아가 슈퍼 포뮬러 시리즈에 출전할 계획이다.
박기현(allen@trackside.co.kr), 사진/피렐리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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