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먼지 날리며 기운차게 달리고 싶다”
오프로드 레이스가 다시 활성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이후 눈에 띄는 경주가 없어 쇠퇴일로를 걸어왔으나, 지난해부터 형성된 상승무드가 부활을 알리는 훈풍을 몰고 온듯하다. 오랜 침체기 탈출의 기틀이 된 무대는 코리아 랠리 슈퍼 스테이지(KRSS). 지난해 KRSS 슈퍼2000 클래스 챔피언 윤영주(팀 챔피언스)를 만나 새롭게 변모하는 오프로드 레이스의 단면을 들어봤다.
Q 오랜만에 개최된 오프로드 레이스에 출전한 소감은?
A 감회가 정말 새롭다. 개인적으로 1994년 한국 오프로드 챔피언십 신인전부터 제주 랠리와 금강산 랠리(2000년 그룹A) 등을 거쳐 코리아 랠리 스프린트(2001년 그룹A)까지 꾸준히 참가하며 오프로드 레이스에 혼신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그 이후 우리나라 오프로드 레이스는 깊은 침체기에 빠져들었다. 마땅한 돌파구를 찾을 수 없는 선수들과 오프로드 팀들이 개점휴업 산태에 들어간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오랜 공백기를 거친 뒤 등장한 코리아 랠리 슈퍼 스테이지는 나와 같은 입장에 처한 선수들에게는 단비와 같이 반가운 무대였다. 오프로드 레이스 부활을 알리는 대결장에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Q 2010년 KRSS 슈퍼2000 클래스에서 시리즈 챔피언에 올랐다. 2001년 이후 첫 우승이다.
A 챔피언 타이틀도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10여년 만에 다시 오프로드 레이스에 출전할 수 있게 된 사실이 더 반갑게 느껴진다. 이 자리를 통해 팀 챔피언스 장윤범 대표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가슴 깊은 곳에서 잠자고 있던 질주본능을 되살릴 수 있도록 이끌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다방면에 걸쳐 보내준 아낌없는 지원 덕에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솔직히 새로운 삶을 사는 것 같아 더없이 기쁘다. 자신감도 생겼다. 여건이 허락되면 앞으로도 오랫동안 오프로드 레이스에 출전하고 싶다.
Q 슈퍼2000 클래스에 출전하는 오프로드 드라이버들의 실력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그 가운데 라이벌을 꼽자면?
A 모든 드라이버들의 실력이 출중하다. 1천분의 1초 차이로 승부를 겨루는 냉정한 승부의 세계인만큼 모든 드라이버들이 라이벌이라고 생각한다. 그 가운데 경주차 성능을 크게 강화한 임환용(템페스트)의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 4WD 터보로 출전하는 심선보, 그리고 같은 울산 출신 후배 염충훈의 활약도 기대된다. 지난해 마지막 레이스에 출전해 2위를 기록한 실력파여서 가파른 성장세가 기대된다.
Q 오프로드 레이스의 매력은 무엇인가?
A 실제로 경험한 사람들은 알 것이다. 예전에 모아모아, 델코대우 팀 소속으로 활동할 때 서킷 레이스 출전을 권유한 사람들이 있었지만, 이상하게 오프로드 레이스만이 내가 갈 길이라고 느꼈다. 트랙 레이스와 다른 터프한 매력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Q 예전에 비해 출전 선수들이 적은 편이다. 조금 더 많은 드라이버와 팀, 팬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A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모터스포츠 상황 전반이 어려운 듯하다. KRSS 이상준 위원장을 비롯한 모든 스태프와 팀, 드라이버들이 한마음이 되어 노력 하는 길밖에 없지 않겠나!
Q 올 시즌 계획이 있다면?
A 무엇보다 즐기면서 참가하고 싶다. 현재 팀 챔피언스 소속 신인 드라이버 3명이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 선수들에게 개인적인 경험과 노하우를 전해주고 싶다. 장기적으로는 정통 랠리에 도전하고 싶은 바람도 간직하고 있다.
박기현(allen@trackside.co.kr), 사진/KR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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