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그랑프리는 최근 몇 년 동안의 판세와 크게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전통의 강호 페라리가 예상보다 저조한 가운데 레드 불과 맥라렌이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 로터스와 메르세데스의 약진도 기대 이상이라는 평이다. 돌아온 챔피언 키미 라이코넨이 중국을 제외한 3개 GP에서 고루 포인트를 따내며 팀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고, 니코 로스베르크와 로망 그로장도 상승세. 마러시아, 케이터햄, HRT 등 하위 3개 팀만이 지난해 흐름을 이어갈 뿐, 자우버, 윌리엄즈, 토로 로소가 벌이는 중위권 삼파전 역시 그랑프리 팬들의 가슴을 술렁이게 만들고 있다.
이번 주말에 열리는 스페인 그랑프리는 포디엄 드라이버를 예측할 수 없는 ‘빅 매치’가 예상된다. 5월 1일부터 3일 동안 무젤로 테스트를 소화한 각 팀들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머신을 투입해 시리즈 초반 주도권 경쟁의 불씨를 당길 것이기 때문이다.
해외 언론에 드러난 테스트 결과표에서 눈에 띄는 팀은 로터스. 호주 개막전 예선을 3위로 마친 그로장이 무젤로 테스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데다 라이코넨도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어 예상 밖 시나리오가 등장할 수도 있다.
1승을 기록했지만 지난해보다 미진한 성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레드 불이 어떤 레이스를 펼칠 지에도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컨스트럭터즈 4위 팀 페라리가 선두 경쟁에 뛰어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페르난도 알론소가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반해 펠리페 마사가 예전 모습을 되찾지 못한 상황이어서 다소 어려운 행보가 점쳐진다.
알론소가 전하는 무젤로 테스트 결과는 유보적. 경쟁 드라이버들보다 빠른 랩타임을 기록했지만 지속적으로 개선해야할 부분이 있음을 시사했다. 따라서 말레이시아 그랑프리 깜짝 우승의 주인공 알론소가 홈팬 앞에서 포디엄에 설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금요일 현재 진행되는 첫 번째 연습주행에서는 제일 빠른 랩타임을 보여주고 있다.
1991년부터 스페인 그랑프리를 개최해온 카탈루냐는 추월이 어렵기로 이름난 서킷이다. 지난 10년 동안 열린 레이스에서 폴시터가 우승한 기록은 9회. 2000년대 초반 F1을 주무른 미하엘 슈마허가 최근 10년 사이 가장 많은 승리(2002~2004)를 챙겼고, 키미 라이코넨도 카탈루냐에서 두 차례 1위(2005, 2008)에 올랐다.
세바스찬 베텔, 마크 웨버, 펠리페 마사, 페르난도 알론소와 젠슨 버튼도 카탈루냐 포디엄 정상을 밟은 드라이버들이다. 그러므로 레드 불, 맥라렌, 로터스, 메르세데스와 페라리를 대표하는 이들의 예선 경쟁은 스페인 그랑프리 결승만큼이나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스페인 그랑프리 첫 번째 연습주행에 HRT는 스페인 출신 다니엘 클로스(23세)를 내보냈고, 케이터햄은 헤이키 코발라이넨 대신 알렉산더 로시(20, 미국)를 투입했다.
1랩 4.655km, 시계방향으로 달리는 카탈루냐 서킷 66랩 결승은 5월 13일 오후 2시(현지 시각)에 시작된다. 국내에서는 스카이라이프 스타스포츠(채널 506)를 통해 생중계로 시청할 수 있다.
박기현(allen@trackside.co.kr),사진/LAT Photo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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