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 알론소가 F1 그랑프리로 복귀한다. 2018 시즌을 끝으로 F1을 떠나 있던 알론소는 20개월 만에 그랑프리 복귀 소식을 팬들에게 전했다. 알론소의 행선지는 2021 르노. 2005~2006 월드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쥔 르노로 돌아가 ‘314’에서 멈춰선 그랑프리 커리어를 다시 이어간다.
2005~2006 챔피언, 2021 르노 재건 나선다
2021 F1 드라이버 동향은 일반적인 흐름보다 빠르게 전개되었다. 페라리를 떠날 세바스찬 베텔의 거취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지난 5월 카를로스 사인츠 주니어의 페라리 이적이 확정되었고, 맥라렌의 빈자리를 르노 드라이버 다니엘 리카르도가 차지하는 등의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페르난도 알론소의 F1 복귀 시나리오는 올해 들어 한층 다양하게 흘러 나왔다. 챔피언을 떠나보내는 페라리, 팀 재건이 절실한 맥라렌과 르노 진영이 그의 움직임을 눈여겨본 팀들이다.
알론소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선택. 두 차례 월드 챔피언, 최다 우승 6위, 최다 출전 부문 3위에 랭크된 베테랑 드라이버의 그랑프리 복귀는 여러 면에서 고려할 사안이 많은 까닭이다. 그러나 모터스포츠 트리플 크라운에 근접한 알론소는 최근 르노행을 결정하고 새 출발을 알렸다.
현재까지 드러난 내용에 따르면 르노가 가장 적극적으로 영입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대적인 규정변화를 앞둔 2022 시즌에 대비하려면 알론소의 뛰어난 실력과 풍부한 경험이 무엇보다 큰 자산이 될 터이기 때문이다. 르노와 알론소의 계약기간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랑프리계에서는 2년 정도로 추측하고 있다.
“두 차례 월드 챔피언이라는 최상의 경험을 공유한 르노는 가족과 같다”는 말로 르노 복귀 소감을 전한 알론소는 “팀이 발전할 수 있도록 엔지니어, 미캐닉을 비롯한 팀 동료들과 레이싱 경험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1981년 7월 29일 스페인의 북부도시 오비에도에서 태어난 페르난도 알론소는 3세 때부터 카트를 접한 레이싱 영재. 스페인, 유럽 카트 시리즈에서 남다른 실력을 발휘한 알론소는 1999년 닛산 유로 오픈 시리즈로 옮겨 타이틀을 획득했고, 이듬해에는 F3000에 참가해 4위를 기록했다.
미나르디에서의 F1 데뷔는 2001년 오스트레일리아 그랑프리. 2002년 플라비오 브리아토레에 발탁되어 르노 테스트 드라이버로 한 시즌을 보낸 알론소는 젠슨 버튼의 시트를 물려받은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F1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다.
르노에서의 첫 시즌에 드라이버즈 6위를 기록한 알론소는 당시 최연소 폴포지션(말레이시아 그랑프리, 21세 236일), 최연소 우승(헝가리 그랑프리, 22세 26일) 기록을 세우며 키미 라이코넨과 함께 차세대 챔피언 후보로 떠올랐다.
2005, 2006 시즌은 페르난도 알론소 최고의 해. 2005 시리즈 19라운드 중 7승, 6PP를 거두고 처음으로 F1 챔피언 반열에 올라섰고, 2006 시즌에는 연이어 드라이버즈 정상에 우뚝 섰다. 이후 맥라렌 메르데세스, 르노, 페라리에서 활약한 알론소는 2018 시즌이 끝난 뒤 맥라렌 시트를 내려놓았다.
F1에 출전하면서 2018 르망 24시에 참가해 우승한 알론소는 2019 르망 24시 LMP1 클래스 2연패를 달성했고, 같은 해 롤렉스 데이토나 24시에서도 1위 트로피를 차지했다. 2001, 2003~2018년 F1에서 활동한 알론소의 통산 기록은 314GP, 32승, 22PP, 97회 포디엄 피니시. 2020년 루벤스 바리첼로(326)와 키미 라이코넨(316)만이 알론소보다 많은 그랑프리 출전 기록을 갖고 있다.
박기현 기자 allen@trackside.co.kr l 사진 정인성 기자 nsdolt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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