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드라이버 카를로스 사인츠가 레드불 연승을 틀어막고 싱가포르 그랑프리 우승컵을 차지했다. 9월 17일 마리나 베이 서킷에서 열린 싱가포르 그랑프리 결승에서 사인츠는 랜도 노리스보다 0.812초 빠른 기록으로 올해 첫 승을 거두었다.
카를로스 사인츠 두 경주 연속 폴포지션
2023 F1 1~14라운드는 레드불이 휩쓸었다. 맥스 페르스타펜과 세르지오 페레즈가 14승 트로피를 싹쓸이하며 라이벌을 압도한 결과다. 특히 12승을 거둔 페르스타펜은 마이애미부터 이탈리아 그랑프리까지 F1 최다 10연승 대기록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그러나 레드불과 페르스타펜의 연승 행진은 싱가포르 그랑프리에서 멈추었다. 카를로스 사인츠가 우승한 무대에서 5위 페르스타펜은 포디엄 밖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레드불 진영을 감싼 이상기류는 예선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페르스타펜과 페레즈가 Q2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Q2 종반 10위 페르스타펜은 알파타우리 대체 선수 리암 로손에 0.007초 뒤진 랩타임을 작성하고 Q3 진출에 실패했다. 페레즈의 예선 성적은 13위.
이와 달리 Q2 1위 사인츠는 마리나 베이 스트리트 서킷에서 올해 처음 폴포지션을 기록했다. Q2 2, 3위는 조지 러셀과 샤를 르클레르. 랜도 노리스, 루이스 해밀턴은 예선 4, 5위에 랭크되었고, 케빈 마그누센, 페르난도 알론소, 에스테반 오콘, 니코 휠켄베르크, 리암 로슨이 예선 10위권을 형성했다.
랜도 노리스, 메르세데스 듀오 따돌리고 올해 세 번째 2위 기록
2023 F1 15라운드 싱가포르 그랑프리는 일부 변경된 서킷에서 개최되었다. 섹터3에 인접한 NS 스퀘어 공사를 지원하기 위해 기존 턴16~19를 직선으로 바꾼 것. 이에 따라 서킷 길이는 5.063km에서 4.940km로 123미터가 줄었다.
싱가포르 그랑프리 결승 그리드에는 18명이 올라갔다. Q1에서 일어난 대형 사고로 경주차가 크게 파손된 랜스 스트롤이 출전을 포기했고, 예선 19위 관유 저우는 파크퍼미 상태에서 승인 없이 파워 유닛을 교체한 데 따른 피트레인 스타트 페널티를 받아서였다.
스타트 타이어는 대체로 미디엄 C4. 레드불 듀오는 C3 하드를 선택했고, 페라리 르클레르는 중고 소포트를 골랐다. 피트레인에서 출발한 관유 저우는 새 소프트 타이어를 신고 출발한 뒤 2랩째 하드 타이어로 바꾸었다.
마리나 베이 62랩 결승 오프닝랩은 폴시터 사인츠가 이끌었다. 2그리드 주자 러셀을 추월한 르클레르가 2위. 이어 메르세데스 듀오 러셀과 해밀턴, 맥라렌 노리스가 선두그룹을 형성했다.
페라리 듀오가 원투 체제를 구축한 싱가포르 그랑프리 결승은 20랩 이후 변화를 맞이했다. 윌리엄즈 로건 사전트가 방호벽에 부딪히는 사고로 세이프티카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었다.
SC 상태에서 레드불 듀오를 제외한 대다수 선수들은 피트에 들어가 하드 타이어로 갈아신었다. 일찌감치 하드 타입으로 교체한 관유 저우는 두 번째 스톱에서 미디엄으로 교체했다.
빠르게 피트스톱을 마친 사인츠는 레이스 대열 선두를 지켰지만, 2위 이하 순위는 일부 바뀌었다. 피트스톱을 늦춘 페르스타펜이 2위로 올라선 데 이어 러셀, 페레즈, 노리스가 5위권에 포진한 반면, 피트에서 5.7초를 보낸 르클레르는 6위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 순위도 오래가지 않았다. 새 하드 타이어를 장착한 러셀과 노리스가 레드불 드라이버를 추월하고 2, 3위로 올라선 것이다. 결승 종반을 앞둔 40랩째 톱3는 사인츠, 러셀, 노리스. 해밀턴과 르클레르가 그 뒤를 따랐고, 피트스톱을 마친 페르스타펜과 페레즈는 15, 17위로 밀려났다.
41랩 이후에는 6, 7위를 유지한 에스테반 오콘과 페르난도 알론소의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오콘은 기어박스 고장, 알론소는 버추얼 세이프티카 상황에서 펼친 두 번째 피트스톱 작전에 25.8초를 허비하며 중하위권으로 굴렀다.
결승 종반 10랩은 사인츠, 노리스, 러셀의 톱3 경쟁, 그리고 페르스타펜과 페레즈의 추월극에 팬들의 시선이 쏠렸다.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이들의 대결은 사인츠의 폴투윈으로 막을 내렸다. 노리스의 끈질긴 추격을 0.812초 차이로 방어하고 1위 체커기를 통과한 것이다.
메르세데스 듀오의 종반 역주를 저지한 노리스에게는 2위 트로피가 돌아갔다. 3위 포디엄 드라이버는 루이스 해밀턴. 유력한 3위 후보 러셀이 62랩째 일어난 사고로 멈춰서면서 해밀턴의 순위가 한 계단 올라갔다.
이어 페라리 르클레르는 페르스타펜을 0.264초 차이로 따돌리고 4위. 예선 11, 12위 페르스타펜과 피에르 개슬리는 5, 6위로 피니시라인을 갈랐다. 예선 17위 오스카 피아스트리는 페레즈를 거느리고 7위. 다니엘 리카르도 대신 세 경주 연속 출전한 리암 로슨은 케빈 마그누센과의 경쟁에서 앞서며 9위 기록표에 이름을 새겼다. 이는 F1 데뷔 후 첫 포인트 피니시 기록이다.
카를로스 사인츠 주니어의 F1 우승은 통산 두 번째. 지난해 영국 그랑프리에서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사인츠는 개인 통산 5번째 폴포지션을 2승으로 장식했다.
14라운드까지 승승장구를 거듭한 맥스 페르스타펜은 올해 처음 포디엄 진출을 이뤄내지 못했다. 이밖에 애스턴마틴 페르난도 알론소도 15라운드 합계 처음으로 10위권 밖 15위 체커기를 받았다.
일본 그랑프리를 앞둔 현재 페르스타펜(374점)과 페레즈(223점)가 부동의 1, 2위. 싱가포르 3위 해밀턴(180점)은 애스턴마틴 알론소(170점)를 제치고 톱3에 들어갔다. 페라리 사인츠(142점)와 두 경주 연속 4위 르클레르(123점)는 5, 6위. 109점을 획득한 러셀과 맥라렌 노리스(97점)의 점수 차이는 12점으로 좁혀졌다.
컨스트럭터즈 챔피언십 부문에서는 레드불(597점), 메르세데스(289점), 페라리(265점), 애스턴마틴(217점)이 1~4위를 달리고 있다.
F1 싱가포르 그랑프리 결승 기록
순위 | 드라이버 | 컨스트럭터 | 기록 |
1 | 카를로스 사인츠 Jr. | 페라리 | 1:46:37.418 |
2 | 랜도 노리스 | 맥라렌-메르세데스 | +0.812 |
3 | 루이스 해밀턴 | 메르세데스 | +1.269 |
4 | 샤를 르클레르 | 페라리 | +21.177 |
5 | 맥스 페르스타펜 | 레드불-혼다 RBPT | +21.441 |
6 | 피에르 개슬리 | 알핀-르노 | +38.441 |
7 | 오스카 피아스트리 | 맥라렌-메르세데스 | +41.479 |
8 | 세르지오 페레즈 | 레드불-혼다 RBPT | +59.534 |
9 | 리암 로슨 | 알파타우리-혼다 RBPT | +1:05.918 |
10 | 케빈 마그누센 | 하스-페라리 | +1:12.116 |
※ 싱가포르 야스 마리나 스트리트 서킷 1랩=4.940km, 62랩
※ 2위 이하 기록은 1위와의 시간차
※ 패스티스트랩 : 루이스 해밀턴=1분 35.867초(47랩)
박기현 기자 l 피펠리타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