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미 라이코넨(41)이 2021 시즌을 마치고 F1 그랑프리에서 은퇴한다고 발표했다.
2001년 자우버 팀에서 F1에 데뷔한 라이코넨의 그랑프리 커리어는 19년. 현역 최고령 드라이버로 여전히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유한 라이코넨은 올해 말, 알파로메오에서의 세 번째 시즌을 마무리 짓고 F1을 떠난다.
인스타그램에 “올해가 F1에서 마지막 시즌이 될 것”이라고 밝힌 라이코넨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지난 겨울에 내린 결정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가족, 팀, 레이싱 커리어와 관련된 모든 이들, 그리고 특히 지금까지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F1 진출 이전부터 남다른 행보를 보여준 라이코넨은 2001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 앨버트파크 서킷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F1 첫 경주에서 포인트 피니시를 기록한 라이코넨은 맥라렌과 페라리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다.
맥라렌-메르세데스에서 두 차례 시리즈 2위를 기록한 라이코넨은 페라리로 옮긴 2007년에 드디어 드라이버즈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했다. 강력한 라이벌 루이스 해밀턴과 페르난도 알론소를 제치고 F1 챔피언 반열에 올라선 것이다.
2010~2011 두 시즌 동안 랠리카를 탄 라이코넨은 2012년 로터스 F1으로 복귀했다. 이후 페라리로 돌아가 5년을 보냈고, 2019년부터 현재까지 알파로메오 레이싱을 이끌고 있다.
2021 네덜란드 그랑프리에 앞서 F1 은퇴 소식을 알린 키미 라이코넨은 19 시즌 동안 화려한 기록을 남겼다. F1 최다 출전(344GP) 부문 1위를 비롯해 패스티스트랩(46회) 3위, 포디엄 피니시(103회) 5위, 21승, 18PP 기록을 세운 결과다.
2007년 페라리에서 라이코넨과 함께 한 F1 CEO 스테파노 도메니칼리는 “진정한 챔피언이다. 우리 모두 그의 독특한 스타일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파로메오 보스 프레드 배서는 “키미와 같은 드라이버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면서 “그의 카리스마와 타고난 재능은 단순히 몇몇 숫자로 대변하기 어려운 전설로 남을 것이다. 우리 팀, 그리고 F1 역사에 지울 수 없는 페이지를 남긴 그와 함께 할 수 있어 즐거웠다”고 밝혔다.
두터운 팬을 보유한 키미 라이코넨의 은퇴는 2022 시즌 드라이버 라인업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9월 2일 현재 페라리, 레드불, 알피느, 맥라렌, 하스 진용은 확정된 상태. 세바스찬 베텔과 랜스 스트롤로 구성된 애스턴마틴 라인업은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어서 알파타우리, 윌리엄즈, 알파로메오 6개 시트와 루이스 해밀턴 옆자리가 남아 있다. 이들 가운데내년 드라이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발테리 보타스와 조지 러셀의 거취에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박기현 기자 ㅣ 사진 알파로메오 레이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