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미 라이코넨이 발렌시아에서의 첫 테스트를 매끄럽게 마쳤다. 이번 테스트는 공식적인 프리 시즌 테스트 이전에 마련된 것으로, 지난 2년 동안의 공백기에 대한 부담을 덜고 새로운 팀에 보다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키미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월 23~24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테스트에는 2011 로터스 르노 컬러로 도색한 R30에 피렐리타이어를 끼운 머신이 사용되었다. 테스트 트랙은 리카르도 토르모.
테스트 첫 날, 타이어 3세트로 300km 가량을 소화한 키미는 여러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스피드를 회복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새로운 머신과 타이어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피렐리타이어 모터스포츠 부문 디렉터 폴 헴베리는 “이번 테스트에 사용된 타이어(피렐리의 데모용 타이어)는 키미가 새로운 타이어를 이해하는데 도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테스트가 타이어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만큼, 키미에게는 여러 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풀 탱크 상황(2010년부터 도입된 규정에 따라 2009년 말에 페라리를 떠난 키미는 연료탱크를 가득 채운 레이스를 실전에서 치르지 않았다)과 몇몇 세팅 변화에 따른 주행은 키미가 새로운 머신과 규정에 적응하는데 보탬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키미의 첫 테스트를 지켜 본 로터스 트랙사이드 오퍼레이션 엔지니어 앨런 퍼먼은 “F1으로 돌아온 키미의 성공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BBC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퍼먼은 “키미가 왜 소통하기 어려운 인물로 평가 받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첫 테스트 과정에서 키미는 팀과 원활한 소통을 이루었다”고 밝혔다.
팀 대표 에릭 불리예도 키미의 발렌시아 테스트에 만족을 표했다. 머신과 타이어가 일상적인 프리 시즌 테스트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피드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월드 챔피언 드라이버의 자질을 매우 높게 평가한 것이다.
첫 테스트를 “매우 긍정적”이라고 밝힌 불리예는 “팀원 전체가 키미의 피드백에 만족하고 있다. 키미의 표정도 밝아 보인다. 앞으로 키미는 팀원들과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원만하게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앨런 퍼먼도 기쁜 내색을 감추지 않았다.
“빠르고 프로페셔널한 톱 드라이버와 함께 일하는 것은 큰 기쁨이다. 둘 모두를 갖고 있는 키미의 피드백은 정말 뛰어나다. 그와 함께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키미와 로망 그로장으로 2012 시즌을 운영하는 로터스는 팀 세 번째 드라이버로 지난해 버진(올해 마러시아)에서 활약한 제롬 담브로시오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박기현(allen@trackside.co.kr), 사진/로터스 F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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