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캐딜락 6000 2전은 예측불허 접전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5월 5~6일 이틀 동안 화창한 날씨와 비에 젖은 트랙에서 예선과 결승을 치러야 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개막전을 펼친 뒤 2주 만에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에서 다시 만난 캐딜락 6000 팀 진영은 매우 분주하게 돌아갔다.
각 팀 전력이 드러나지 않은 시리즈 초반인 만큼 레이스 결과도 점치기 어려웠다. 이미 치른 개막전에서 새롭게 편성된 라이벌 구도 일부가 드러난 점도 캐딜락 6000 2전을 지켜보는 재미를 배가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5월 5일, 마른 트랙에서 전개된 예선은 다이내믹한 결승을 예고한 전초전으로 손색이 없었다. 우선 1차 예선에서 개막전 3위 조항우(아트라스BX 레이싱)가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경주차 트러블로 정상적인 타임어택을 하지 못한 탓이다. 김의수가 속한 제일제당 레이싱에도 반갑지 않은 예선 기록이 전해졌다.
이어진 2차 예선에서도 의외의 결과가 나타났다. 경험 풍부한 베테랑 드라이버들이 탈락자 명단에 포함된 것이다. 이데 유지(엑스타 레이싱), 오일기(E&M 모터스포츠), 황진우(CJ로지스틱스 레이싱)가 2차 예선의 벽을 넘지 못한 선수들. 언제라도 포디엄 정상권을 두드릴 실력을 갖춘 이들은 팬들의 기대와 달리 10그리드 밖에서 결승을 치르게 되었다.
아트라스BX 레이싱 김종겸, 캐딜락 6000 첫 폴포지션
캐딜락 6000 2전 3차 예선은 놀라운 그리드 배열을 만들어냈다. 2017 슈퍼레이스 GT1 챔피언 김종겸이 이적 팀 아트라스BX에서 처음으로 폴포지션을 차지한 것이다.
예선 2, 3위는 정의철(엑스타 레이싱)과 야나기다 마사타카(아트라스BX 레이싱). 서한-퍼플모터스포트 장현진과 정회원이 4, 5위에 랭크되었고, 정연일(E&M 모터스포츠), 김재현(CJ로지스틱스 레이싱), 김중군(서한-퍼플모터스포트), 아오키 타카유키(인제 레이싱), 김동은(제일제당 레이싱)이 예선 10위권을 마무리 지었다.
김종겸의 캐딜락 6000 출전 경력은 이번이 세 번째. 2010년 9월 11일, 태백 레이싱파크에서 열린 슈퍼레이스 3전을 통해 슈퍼6000에 데뷔한 김종겸은 세 번째로 참가한 이 클래스 예선에서 가장 빠른 랩타임을 작성했다. 개막전 예선 5위, 결승 4위에 이어 2전 폴포지션을 기록한 김종겸은 올해 캐딜락 6000에서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서한–퍼플모터스포트 정회원, 수중전에서 역전 우승
서한-퍼플모터스포트 정회원의 깜짝 우승은 KIC 수중전 이변의 핵으로 꼽을 만하다. 슈퍼레이스 스톡카 레이스 출전 세 번째 결승을 완벽하게 지배하고 첫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결과다.
정회원이 주연을 맡은 반전 드라마는 1차 예선에서 시작되었다. 출전 드라이버 23명 중 간신히 15위에 턱걸이하며 2차 예선 진출 자격을 획득한 것이다. 2차 예선은 3위. 이번에는 여유 있게 3차 예선에 진입한 정회원은 팀 동료 장현진 뒤 5그리드에 포진해 KIC 18랩 결승에 돌입했다.
웨트 레이스가 선언된 상태에서 시작된 캐딜락 6000 2전 결승은 혼전의 연속이었다. 1랩을 달린 뒤 다시 편성된 톱3 드라이버는 김종겸, 정회원, 야나기다 마사타카. 예선 2위 정의철이 7위로 밀려난 반면 2전 히어로 정회원의 순위는 크게 올라갔다.
이때까지 정회원의 우승을 점치는 이들은 드물었다. 그러나 일본 슈퍼GT GT500 챔피언 출신, 야나기다 마사타카와의 접전에서 우위를 점한 정회원은 탄력을 붙여 6랩째 1위로 도약하는 역주를 펼쳤다. 이후 레이스는 정회원과 서한-퍼플모터스포트를 위한 무대. 초반에 움켜쥔 승기를 다잡은 정회원이 캐딜락 6000 출전 세 번째 결승을 우승으로 장식했고, 지난해 GT1 챔피언 팀 서한-퍼플모터스포트는 강력한 라이벌들이 버티고 있는 캐딜락 6000 클래스에서 감격스러운 첫 승을 거두었다. 또한 정회원은 2008년에 출범한 슈퍼6000 통산 17번째 우승 선수로 기록되었다.
2017 챔피언 조항우, 최하 그리드에서 4위로 점프
아트라스BX 레이싱팀 에이스 조항우의 추월쇼는 캐딜락 6000 2전을 더욱 짜릿하게 수놓았다. 그에게 배정된 그리드는 최하 23번째. 이 클래스 최다 3회 챔피언 타이틀(김의수와 동률)을 보유한 조항우는 결승 출발 신호가 나오자마자 비에 젖은 트랙을 기운차게 주파하며 빠르게 순위를 끌어올렸다.
18랩 중 7랩을 달린 순위는 10위. 결승 중반이 끝나기 전에 톱10 진입을 이뤄낸 조항우는 12랩째까지 앞선 주자 6명을 따돌리고 4위까지 올라섰다. 이제 그에 앞서 달리는 드라이버는 포디엄을 눈앞에 둔 정회원, 야나기다 마사타카, 김종겸 뿐. 여기서 조항우의 추월쇼는 막을 내렸지만, 예선 순위를 18계단이나 앞당긴 그의 역주는 슈퍼레이스 캐딜락 6000 2전의 또 다른 백미로 꼽을 만하다.
박기현 기자 gokh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