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 최고 클래스, 제네시스 쿠페 10 챔피언십은 서한-퍼플모터스포트 장현진에게 챔피언의 영예를 돌렸다. 시리즈 7전 중 5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장현진은 챔피언십 라이벌 최명길의 추격을 뿌리치고 일찌감치 드라이버즈 정상에 우뚝 섰다. 장현진, 김중군, 정회원으로 삼각편대를 꾸린 서한-퍼플모터스포트는 제네시스 쿠페 10 팀 챔피언십 부문에서도 1위에 올라, 더블 타이틀을 차지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제네시스 쿠페 10 클래스에서 2연패를 기대한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은 이전보다 다소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시리즈 전반에는 국내 정상 팀의 실력을 확연하게 보여주었지만, 중반 이후 탄력을 붙이지 못한 채 먹구름을 만났다. 관록파 오일기의 중반 결장은 인디고호의 중심축 가운데 하나가 흔들리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뜻하지 않은 발목 부상에 덜미를 잡힌 결과다.
KSF 정상 무대에서 한 박자 쉬어간 쏠라이트 인디고는 제네시스 쿠페 20 클래스에서의 2연패로 자존심을 지켰다. 루키 김재현에 챔피언 타이틀을 안긴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는 서주원에게 바통을 넘긴 것. 개막전 우승으로 기세를 드높인 서주원은 3전 연속 우승컵을 차지하며 쏠라이트 인디고의 기대에 부응했고, 하반기 3전에서도 뚜렷한 전과를 올렸다.
6승 거둔 서주원, 제네시스 쿠페 20 챔피언
10월 24일에 열린 KSF 7전 제네시스 쿠페 10 클래스 예선은 갈 길 바쁜 최명길에게는 아쉬움을, 타이틀을 굳힌 서한-퍼플모터스포트 진영에는 밝은 햇살을 드리웠다. 1차 예선 결과는 최명길의 우위. 1분 21.047초를 기록한 최명길은 김중군보다 0.225초 빠른 랩타임으로 코리안랩에 진출했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최명길의 역주는 2차 예선에서 확연하게 드러났다. 1분 21.303초로 김중군, 장현진의 기록 윗자리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그러나 풀리지 않는 실타래를 만난 듯, 최명길의 불운은 2차 예선에서 첫 그림자를 내비췄다. 코스이탈 주행에 따라 코리아랩 기록이 삭제된 최명길의 결승 그리드는 두 번째. 반면 라이벌보다 여유 있게 트랙공략에 나선 장현진은 1분 21.436초의 기록으로 톱그리드를 잡았다.
10월 25일에 펼쳐진 2015 KSF 제네시스 쿠페 10/20 통합전은 폴시터 장현진, 그리고 서한-퍼플모터스포트의 우승 잔치로 막을 내렸다. 스탠딩 스타트로 불을 뿜은 7전 결승은 오프닝랩에서 일어난 대형 추돌사고로 술렁거렸다. 선두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기운차게 출발한 오일기가 뒤따르던 경주차에 부딪치며 균형을 잃었고, 이후 제네시스 쿠페 20 드라이버 서승범, 최성훈, 정경훈, 이원일이 추돌사고의 여파에 휩싸인 것이다. 이 사고로 투입된 세이프티카는 5랩을 달린 뒤 트랙을 빠져나갔다. 재편된 제네시스 쿠페 10 순위는 장현진, 최명길, 김중군이 선두그룹. 김재현과 정회원은 4, 5위였다.
소강상태를 벗어난 경주차 대열은 6랩으로 접어들면서 높은 파고에 흔들렸다. 강공을 펼친 최명길이 1위로 올라섰고, 팀 동료 김중군과 장현진의 순위가 바뀌는 혼전이 벌어진 것. 하지만 의무 피트스톱을 마치고 1위로 복귀한 최명길에게 우승 트로피는 준비되지 않았다. 무난하게 역전 우승이 예상되었으나, 두 번째 어두운 그림자가 역주를 펼치던 최명길의 경주차를 삼키는 이변을 낳은 탓이다. 예상치 못한 경주차의 기술적 결함은 23랩까지 선두를 유지한 최명길을 피트로 보냈고, 이 순간 인디고 진영에서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다 잡은 우승컵을 놓아야 하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긴급하게 수리를 마치고 트랙으로 복귀했지만, 디펜딩 챔피언 최명길의 호쾌한 주행은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한 경주차로 버티기에는 완주 체커기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쟁쟁한 라이벌이 사라진 무대의 주인공은 김중군, 장현진, 정회원. 결승에서 더 좋은 컨디션을 보인 장현진은 곧 예선 순위를 되찾았고, 이후 제네시스 쿠페 10 최종전에서 또 다른 드라마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연승가도에 오른 장현진의 4연승. 6전에서 챔피언을 굳힌 장현진은 다시 한 번 찾아온 승리의 기쁨을 서한-퍼플모터스포트 팀원들과 함께 했다. 2, 3위는 김중군과 정회원. 막강한 전력을 갖춘 쏠라이트 인디고의 에이스 듀오 최명길과 오일기가 리타이어한 7전에서 김재현이 4위 체커기를 지나갔다.
16명이 결승 그리드에 진출한 제네시스 쿠페 20 7전에서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올해 내내 승승장구한 서주원이 최종전을 폴투윈으로 마무리한 것. 이에 따라 서주원은 소속팀 쏠라이트 인디고에 제네시스 쿠페 20 클래스 챔피언 트로피를 전했고, 개인통산 처음으로 시리즈를 석권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서주원의 제네시스 쿠페 20 챔피언 등극은 일찌감치 예고되었다. 개막전 역전 우승에 이어 2, 3전에서도 연승을 거두었고, 4전부터 다시 3연속 폴투윈을 기록한 때문이다. 4전 3위를 제외한 전 경기 우승컵을 모두 차지한 그에게 제네시스 쿠페 20 챔피언은 당연한 결과였다. 승률 85.7%. 이는 지난해 성적과 크게 대비된다. 우승 없이 세 차례 포디엄 피니시로 시리즈 합계 4위에 머물렀던 서주원은 올해 라이벌이 없는 독주체제를 구축하며 당당히 챔피언 타이틀을 낚아챘다.
제네시스 쿠페 20 최종전 2, 3위는 남기문과 전대은. 원레이싱 남기문은 대한자동차경주협회 공인 대회에서 처음으로 포디엄을 밟았고, 4전 승자 전대은은 올해 처음 3위를 기록했다. 결승 내내 집중력을 발휘한 권봄이는 제네시스 쿠페 20 클래스에 데뷔한 이래 개인통산 최고 4위 체커기를 받았다. 5위는 김학겸, 6위는 박상현이 차지했고, 이문성과 한민관, 김장래, 최장한이 톱10에 들었다.
박기현(gokh3@naver.com), 사진/정인성, K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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