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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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 남긴 레이스였지만, 배운 점도 많았다


2018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GT 클래스를 통해 국내 자동차경주에 데뷔한 이정우는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개막전에서 예선 8위, 결승 7위로 선전을 펼쳤다. 시리즈 2라운드를 건너 뛴 뒤에는 수고 서킷에서 열린 슈퍼 포뮬러 주니어에 참가했다. 이정우가 보내온 참가기를 소개한다.
슈퍼 포뮬러 주니어(SFJ)는 일본 오픈 휠 카테고리 중에서 가장 기초에 해당한다. 주로 카트 다음 단계로 타게 되며, 현재 혼다의 드라이버 육성 프로그램에 따라 FIA F2에 참가하고 있는 마키노 타다스케 외 여러 선수들이 슈퍼 포뮬러 주니어 출신이다.
1980년에 시작된 FJ1600이 2007년부터 새로운 섀시와 엔진을 얹고 슈퍼 포뮬러 주니어로 이름이 바뀌었다. 파이프 프레임 섀시에 혼다 1500cc 엔진을 얹은 경주차 무게는 470kg. 매년 연말에 개최되는 슈퍼 포뮬러 주니어 일본 최강자 결정전에는 40대 이상이 참가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슈퍼 포뮬러 주니어는 일본 각 지방별로 대회가 열린다. 이번에 참가한 대회는 동북지방 수고 시리즈로, 슈퍼 포뮬러와 전일본 F3 시리즈 서포트 레이스로 개최되었다.
스포츠랜드 수고 서킷 길이는 3.737km로, 업다운이 심한 산길 같은 코스로 이름 높다. 런오프 구역이 좁고 고속구간이 어우러져 있어 드라이버의 기량에 따른 랩타임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내가 속한 팀은 스즈카 서킷을 홈으로 사용해 사전 테스트 없이 레이스위크 공식연습으로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취합해 예선과 결승에 참가했다.
5월 24일 목요일, 첫 공식연습에서는 마지막 세션에 전체 베스트 랩타임을 내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금요일 연습에서는 경주차 셋업이 잘 맞지 않아 힘든 하루를 보냈다. 구동계통 트러블로 연습의 절반을 허비해 아쉬움을 남긴 날이었다. 그래도 예선이나 결승 중에 트러블이 발생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5월 26일 토요일, 오전 11시 5분부터 예선이 시작되었다. 연습주행 때부터 라이벌 선수들과의 기록이 비슷해 여러 생각이 맴돌았다. 예선은 우선 타이어와 엔진 상태가 최고치로 올라가는 3~5랩 사이에 최고 기록을 내려고 집중했다.
코스인 10분전부터 경주차에 앉아 데이터를 보며 침착하게 준비하고 예선에 뛰어들었다. 앞뒤 차와의 거리를 조정하고, 계측 2랩부터 타임어택을 시도했다. 예선 초반 2위 랩타임을 기록한 뒤에도 계속해서 공격적인 주행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5랩째 5단 기어가 빠지는 트러블이 발생해 최종 예선 성적은 4위로 밀렸다.
결승 시작 시각은 토요일 오후 4시 10분. 4그리드 출발이었지만, 타임어택 랩을 실수했을 뿐 전반적인 레이스 스피드는 라이벌들에 비해 위에 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포메이션랩에서 최대한 앞 타이어 그립을 살려 오프닝랩에 승부를 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경주차 셋업 또한 초반에 승부수를 던질 수 있도록 맞추었다.
결승 한 때 1위, 그러나 엔진 트러블로 우승 놓쳐
드디어 출발! 스타트 직후 수고 서킷 턴1에서 3위로 올라섰다. 1, 2위를 따라가며 어디가 빠르고 어디가 느린지 분석하며 달렸다. 3위 경쟁을 하는 도중 선두권과 거리가 벌어졌지만, 마음을 다잡고 다시 공격적인 주행으로 선두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5랩째, 선두를 달리던 드라이버가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스핀하자 뒤따르던 2위 선수의 경주차도 주춤거렸다.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어 선두로 나섰다. 이어진 6랩, 7랩에서도 페이스를 다시 한 번 끌어올려 2위 이하 선수들과의 거리를 더욱 벌려 놓았다. 우승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승 종료 3랩이 남은 시점에서 예상치 못한 엔진 트러블이 발생했다. 지난해부터 사용한 엔진이어서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느꼈지만, 이번 결승에서 갑자기 찾아오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연료량을 늘리고 엔진회전을 적게 쓰는 방법으로 최악의 엔진블로는 막았지만, 파워는 점점 줄어들었다. 그 결과 랩타임이 5초씩 떨어졌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3위로 떨어졌고, 마지막 랩 마지막 코너에서는 완전히 파워를 잃고 4위로 피니시라인을 지나갔다.
개인적으로 포뮬러 레이스 첫 우승을 눈앞에 두고 허무하게 날려버렸다는 생각에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모든 조건이 완벽했던 레이스위크였던 만큼 아쉬운 생각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이 4위로 끝나 시리즈 랭킹 3위는 유지하게 되었다.
수고 라운드를 마친 나는 6월 2일 슈퍼다이큐 후지 24시간 내구레이스 포르쉐 컵 카 클래스에 참가한다. 처음으로 24시간 내구레이스 출전이어서 여러 가지로 공부를 많이 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팀메이트가 일본의 프로 드라이버 오리도 마나부 선수여서 많은 점을 배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글, 사진/이정우, 정리/박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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