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슈퍼6000 챔피언 트로피는 엑스타 레이싱 이찬준이 차지했다. 1~8라운드 합계 132점을 획득한 그에게 슈퍼6000 최연소(21세) 챔피언의 영광이 돌아간 것이다. 이찬준의 타이틀 라이벌은 팀 동료 이창욱과 넥센-볼가스 모터스포츠 김재현. 시리즈 전반에 걸쳐 접전을 벌인 이들의 대결은 최종전 3위 이찬준의 우위로 판가름 났다.
“21세 이찬준이 2023 시즌을 자신의 해로 만들었다. 3승, 1PP, 5회 포디엄 피니시를 기록하고 2023 슈퍼레이스 슈퍼6000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한 것이다. 슈퍼6000 통산 8번째 챔피언 반열에 우뚝 선 이찬준은 팀 동료 이창욱과 함께 엑스타 레이싱 더블 타이틀도 견인했다.”
이찬준의 레이싱 커리어는 여느 드라이버와 사뭇 다르다. 10여 년 동안 카트에 전념한 뒤 곧바로 슈퍼레이스 정상 슈퍼6000 경주차를 타게 되었기 때문이다.
코리아 카트 챔피언십에 참여하며 기초를 다진 이찬준은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일찌감치 레이싱 카트에 오른 뒤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에 매진한 덕분이다.
함께 카트 레이스에 출전한 선수들보다 눈에 띄는 성적을 낸 그에게 해외 카트 레이스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다가왔다. 2015 CIK-FIA 카팅 아카데미 트로피 한국 대표로 선발된 것. 이후 KARA 카트 챔피언십, KIC 컵 카트 마스터즈 등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찬준은 2020 슈퍼6000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파격 행보를 이어갔다.
아트라스비엑스 모터스포츠, 서한GP, 엑스타 레이싱 소속 드라이버들이 강세를 띈 당시 슈퍼6000 시리즈에서 18세 이찬준을 바라보는 세간의 평가는 다소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1년 적응기를 보내고 맞이한 이듬해에는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냈다. 슈퍼6000 7번째 레이스에서 처음으로 포디엄 피니시를 기록한 데 이어 2021 시리즈 6라운드에서 첫 승을 낚아채는 이변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슈퍼6000 진출 두 번째 시즌에 드라이버즈 5위로 도약한 이찬준의 스토브리그에는 온기가 흘렀다. 크게 요동친 드라이버 시장에서 젊은 선수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선 엑스타 레이싱 라인업에 들어가는 행운을 만나게 된 까닭이다.
소속팀의 든든한 지원과 영 드라이버의 패기가 어우러진 성적은 2022 시리즈 4위. 김종겸, 김재현, 장현진 뒷자리에 그의 이름이 기록된 것은 2023 슈퍼6000 시리즈 예고편으로 손색이 없었다.
엑스타 레이싱에서의 두 번째 시즌 첫 경주는 쉽지 않은 일전이었다. 2그리드에서 출발했지만, 결승 성적은 9위. 그러나 개막 더블 라운드 두 번째 예선과 결승을 휘어잡고 폴투윈을 기록한 이찬준은 KIC 160km 레이스에서 2연승을 거두고 단번에 득점 랭킹 선두로 나섰다.
인제 스피디움 나이트 레이스에서도 그의 강공은 멈추지 않았다. 핸디캡웨이트 100kg을 얹은 상태에서 3위 트로피를 거머쥐는 열전을 펼친 결과다. 5라운드 8위로 한숨을 돌린 이찬준의 6라운드 우승은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되어 주었다. 타이틀 라이벌 김재현이 5라운드를 제패하고 거센 추격의 고삐를 움켜쥔 레이스에서 포인트 격차를 벌릴 수 있는 행운을 잡게 된 것이다.
남아 있는 7, 8라운드 결승에서는 이창욱과 김재현이 우승컵을 나눠 가졌지만,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최종전을 포디엄 피니시로 마무리 지은 이찬준이 슈퍼6000 통산 8번째 챔피언 반열에 우뚝 섰다.
3승, 1PP, 5회 포디엄을 묶어 2023 슈퍼6000 타이틀을 차지한 이찬준은 “시즌 챔피언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팀과 후원사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심정적으로 최종전이 가장 힘들었다. 최연소 타이틀 드라이버도 좋지만, 2023 챔피언으로 기억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박기현 기자 l 사진 정인성 기자